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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썸랩 Pick’ 금주의 커플 & 스토리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22일(金)
청각장애로 입모양 빤히 바라봤더니… 오빠한테 호감 있는 줄 알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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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정·박재환 커플

“오빠가 왜 나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작가 고은정(여·29) 씨가 남편 박재환(31) 씨와 연애할 때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다. 은정 씨는 청각 장애 2급이다. 어릴 적 엄마가 사람 많은 백화점에서 손을 놔버렸던, 아픈 기억도 있다.(다행히 아빠가 경찰서와 보육원을 수소문해 바로 찾았단다.) 은정 씨의 상처는 사랑이 필요한, 또 사랑하는 나이가 될수록 더 선명해졌다. 오빠도, 날, 버리면, 어쩌지?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결혼식을 올리며 10년 연애의 종지부를 찍었다. 끝이 없을 거 같았던 20대의 불안이라는 터널은, 추억이 됐다. 은정 씨는 결코 자신의 사랑 이야기가 장애를 극복한 특별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조금 다른 언어와 방식으로 사랑했을 뿐. 그래서 펴낸 책이 ‘보통의 연애’다.

재환 씨는 은정 씨를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처음 봤다. 재환 씨는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은정 씨가 자기한테 호감이 있는 거로 착각했다고 한다. “은정이한테 청각 장애가 있는 줄 몰랐어요.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길래, 은정이‘도’ 저를 좋아하는 거라고 착각했죠. 알고 보니 은정이 습관이더라고요. 입 모양을 봐야 정확히 어떤 얘기를 하는 줄 아니까요.”

은정 씨가 기억하는 재환 씨 첫인상은 ‘대화가 통화는 사람’이다. 그렇게 생각할 만한 게 재환 씨는 은정 씨의 청각 장애 사실을 알고, 입 모양을 더 신경 쓰면서 대화했다고 한다. 재환 씨는 자신의 마음을 잘 들려주기 위해, (입 모양을) 잘 보여준 것이다. 서로 호감은 있었지만, 썸에서 연애로 가는 문이 쉽게 열렸던 건 아니다. 키를 쥔 건 은정 씨였지만, 쉽게 문을 열지 못했다.

썸을 끝내도록 만든 일은 거짓말(?!)에서 시작됐다. 은정 씨는 재환 씨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때마침 만우절. 은정 씨는 다른 이와 ‘연애 중’이라고 SNS에 거짓 게시 글을 올렸다. 재환 씨는 은정 씨의 연애 중이라는 게시 글을 보자마자, 눈이 뒤집혔다.

“오빠가 (제가 연애 중이라는 거짓 프로필명을 보고) 툴툴대더라고요. 그때 오빠는 참 어린애 같았어요.(웃음) 만우절(4월 1일) 다음 날에 오빠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저에게 고백했어요.”

보통의 연애가 그렇듯, 이들의 연애도 늘 행복한 일상의 연속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은정 씨는 “왜 나 같은 사람을 사랑하는가”란 물음에 스스로 답을 내려야 했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은정 씨 마음속 상처 역시 깊어졌다.

‘어릴 시절 사랑하며 키울 자신이 없어 날 버렸던 엄마처럼 오빠도 날 떠나면 어떻게 하지?’ 서로에 대한 사랑이 커질 때쯤 은정 씨는 재환 씨에게 헤어짐을 통보했다. 동시에 어릴 적 아픈 기억을 털어놨다. 재환 씨는 묵묵히 듣기만 했다. “만약 오빠가 저를 달래준다고 엄마를 같이 미워했다면 오히려 싫었을 거 같아요. 저희 엄마를 배려해주는 오빠의 모습에 진짜 사랑을 느꼈어요.”

은정 씨는 재환 씨와 연애하면서 깨닫게 된 게 있다. 그토록 싫어했던 엄마의 나약함을 은정 씨가 많이 닮았었다는 사실이었다. 둘은 10주년을 기념해 연애를 끝내고,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다. 은정 씨는 재환 씨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프러포즈를 하기로 했다. 말라 비틀어진 꽃과 함께. “그리고 동시에 결심했어요. 엄마처럼 나약한 내 모습을 극복해 더 강해지기로요.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재환 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결혼식 날. 은정 씨는 엄마를 처음으로 온전히 이해했다. ‘엄마도 나처럼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는, 인생의 모든 경험을 처음 겪는, 때로는 실수도 하고 좌절도 하고,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는 약한 사람인 걸.’(‘보통의 연애’ 中)

sum-lab@naver.com

※해당 기사는 지난 한 주 사이 네이버 연애·결혼 주제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더 많은 커플 이야기를 보시려면 모바일 인터넷 창에 naver.me/love를 입력해 네이버 연애·결혼판을 설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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