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노조 조합비 강제징수는 부당”… 美대법 또 보수적 결정

징수인정 41년만에 뒤집어

‘균형추’役 케네디 내달 퇴임
대법원 보수색채 더 짙어질듯

미국 연방대법원이 41년 전 판결을 뒤집고 공공노조의 노조비 징수권한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려 미국 전역의 공공노조가 향후 비조합원들에 대해 조합비를 강제징수할 수 없게 됐다. 중도 보수 성향으로 대법원 내 캐스팅보트(결정권) 역할을 했던 앤서니 케네디(82) 대법관은 퇴임을 발표해 향후 대법원의 보수 성향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27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이날 일리노이주 공무원 마크 제이너스가 “공공노조 비조합원에 대한 조합비 강제징수는 부당하다”며 제기한 소송을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받아들였다. 이번 판결은 1977년 공공노조의 단체교섭비용 강제징수를 인정한 ‘아부드 대 디트로이트 교육위원회’ 판결을 41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번 판결로 앞으로 미국 전역의 공공노조는 비조합원들에게 조합비를 강제징수할 수 없게 됐다. 현재 미국 내 23개 주와 수도 워싱턴의 공공노조는 비조합원에게도 일정액의 노조비를 부과하고 있다. NYT는 “조합비 수입이 수천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주요 지지세력의 하나인 공공노조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어 정치적으로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대법원 내 ‘균형추’ 역할을 했던 케네디 대법관이 고령을 이유로 오는 7월 말 퇴임한다고 발표해 향후 대법원의 보수 성향은 더 짙어질 전망이다. 케네디 대법관 후임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친보수 성향 인사를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보유한 25명의 후보 리스트 안에서 차기 대법관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