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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8년 07월 06일(金)
‘음파공격’ 미스터리…美외교관, 쿠바·中서 괴소음에 집단 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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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외교갈등 비화 조짐

영사관·거주지 어디서든 들려
두통·청각 장애 등 시달리다
직원 37명 미국으로 돌아가
뇌과학센터서 정밀검사 받아

美, 中 소행 의혹 내세우자
中“명확한 증거부터 내놔라”


2016년 쿠바 아바나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귀에 처음 들리기 시작한 ‘미스터리’ 소음이 올해는 중국 광저우(廣州) 총영사관과 상하이(上海) 영사관, 베이징(北京) 대사관 등 중국 내 미국 외교공관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미·중이 통상갈등과 남중국해 문제, 대만 문제 등으로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미국 외교관들이 괴소음 문제를 겪으며 양국 간 외교갈등으로까지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대사관부터 주택단지까지 괴소음에 시달리는 미 외교관들 = 6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현재까지 쿠바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 가운데 소음에 따른 괴질로 본국으로 돌아간 직원은 26명에 달한다. 중국 내 미국 외교공관에서도 6일까지 모두 11명이 원인 모를 소음과 음파로 인해 신체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바와 중국 소재 미국대사관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두통과 청력 이상,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발생한 괴소음이 쿠바와 다소 다른 점은 장소를 초월해 미국 외교관들에게 계속 들린다는 점이다. 홍콩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총영사관 건물뿐 아니라 광저우 도심에 위치한 미국 외교관들의 주거지이자 고급 주택단지인 캔턴 플레이스에서도 미스터리한 소음이 측정됐으며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싱가포르에 파견됐던 미국 관리도 비슷한 증세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음파공격(sonic attack)’ 가능성 거론돼 = 미국 외교공관 직원들이 원인 모를 소음에 잇따라 노출되면서 미국 언론들은 쿠바, 중국 등 주재국의 음파공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쿠바와 중국에서 불거지는 미스터리한 소음 문제는 환경적 요인일 수 있지만 정교한 음파공격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학기술 정보지 사이언스얼러트도 미국 외교관들의 원인 모를 증상을 두고 음파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고주파 음향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면 연령대에 따라 구토와 청력 이상 등 다양한 증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상 음파공격은 ‘장거리 음향장치(LRAD)’를 통해 고음의 소리를 장시간 내보내는 것으로 미국은 이를 군사적으로 활용해 이라크전에서 숨어 있는 저격수를 유인하고 소말리아에서는 해적을 퇴치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중국 등 다른 나라도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음파 장비를 활용했다.

LRAD의 도달거리는 기기에 따라 1∼10㎞에 달해 상대방에게 노출되지 않고 음파공격을 가할 수 있다. 이번 미국 외교공관에서 측정된 소음 음량은 일반적인 LRAD 음량보다는 낮지만 저음량이라도 지속적인 소음에 노출될 경우 LRAD에 노출될 때와 마찬가지로 청력 이상 및 뇌진탕 증세를 겪을 수 있다. 이언 맥로린 영국 켄트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측 정보를 더 확인해야 하지만 피해를 본 외교관저 직원들은 지속적인 음파공격에 시달리게 될 때와 같은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의료사회학자인 로버트 바르톨로뮤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청각 장애 같은 이상 증세는 집단 내에서 전염병처럼 일어나는 망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 증거 없어 속 태우는 미국 = 미국 정부는 괴소음에 따른 질병에 시달리는 외교관저 직원들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뇌과학센터로 보내 치료 중이며 현지에 전문가를 파견해 음파공격 여부를 분석했지만 구체적인 단서는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쿠바와 중국 모두 미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는 시점에서 괴소음이 발생한 점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은 2014년 12월 쿠바와 외교관계 복원을 선언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해빙 분위기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중국과는 마찰을 빚고 있다.

하지만 쿠바와 중국이 무턱대고 미국 외교관들을 상대로 음파공격을 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미국도 확실한 증거 없이 이를 공론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이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자 지난 3일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사건 관련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는데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쿠바 신경과학센터(CNC) 측도 “정보를 교환한다면 문제는 명확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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