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코드서 자유롭지못한데 경영 간섭 더 늘어날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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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공청회… 우려 목소리

“SC는 정부법령과 다름없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 있어”

보건복지부가 17일 오후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 공청회’를 통해 도입안 관련 의견을 수렴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의 민간 기업 경영 개입 가능성 등을 두고 공청회 참석자들의 우려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 공청회의 참석자인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초안을 만든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한국거래소 산하이고 금융위원회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라며 “결국 이 코드는 정부의 법령과 다름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 교수는 “지금도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민간기업의 경영권에 간여하고 있는데 스튜어드십 코드까지 도입하겠다는 것은 경영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석자인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전무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것은 앞으로 경영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얘기인 만큼 이와 함께 5% 이상 보유 지분에 대한 공시의무(5%룰)를 국민연금에 대해서만 예외로 해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일반 주주들과 똑같이 주주권을 행사하면서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인학 기업법연구소 연구위원은 말을 아끼면서도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황 연구위원은 앞서 “국민연금이 5년마다 바뀌는 정권의 코드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계가 있음을 감안하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긍정적 변화 예상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복지부가 공청회를 위해 마련한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 발표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총 7개 대원칙에 따라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 중 ‘수탁자 책임 활동지침 마련 및 주주활동 수행’ 부분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원칙과 직접 관련되는 부분으로, 이날 공청회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외이사 등 선임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사실상 주주제안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는 등 경영 개입 우려가 쟁점이 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또 위탁 운용사 선정 시에도 가점 등 형태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이행 여부를 평가 기준으로 고려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로드맵에는 2020년 까지 위탁 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할 계획을 밝히면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경우에만 의결권을 위임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음을 적시했다.

복지부는 오는 26일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안을 심의·의결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재규·황혜진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