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수백명…‘찾동’ 간호사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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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신분… 정보접근 제한
방문 교통비 실비지급 제외도

인력 보충 및 처우 개선 시급
‘채용·지원 개정안’ 국회 발의

서울의 한 동주민센터에서 어르신 건강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방문간호사 A 씨는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한다. 담당 공무원을 통해 방문 대상자 정보를 확인한 후 진단 도구를 들고 하루 3∼5명을 가정 방문하고 있다. 결핵 검사, 치매 검사, 알코올의존증 검사 등을 진행하며 건강 검진 안내와 일상생활 상담까지 하다 보면 야근은 다반사라고 한다. 어르신 건강 상태에 따라 최대 2시간을 한 가정에 머무르는 일도 종종 있다. 이렇게 일인 다역을 하는 A 씨가 담당하고 있는 어르신은 무려 600명이다. A 씨는 “지역사회 건강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일한다”면서도 “부족한 인력과 계약직 신분의 한계에서 오는 정보 접근성 제한 등으로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시의 ‘어르신 방문 건강관리 사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방문간호사 인력 부족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수당 지급을 현실화했지만 궁극적으로 국회에서 간호 인력을 정규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인건비 지급 근거 마련을 위해 ‘지역보건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행정 최일선 조직인 동 주민센터를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찾동)로 바꾸고 지역 내 어르신 건강 관리를 전담할 방문간호사들을 배치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408개 동에 397명의 방문간호사들이 배치돼 있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동별 4∼6명 있는 것에 비해 턱없이 적은 인원으로 간호사 1인당 담당하는 어르신이 수백 명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신분이 무기계약직이어서 복지 행정시스템 접근이 제한되다 보니 자신들이 방문할 대상자 정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각종 수당과 가정 방문에 소요되는 교통비 등 실비 지급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한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건강검진비와 피복비, 자격수당 등을 지급하며 처우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 해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방문간호사 공무원 채용 및 인건비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지역보건법 개정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보고 국회와 보건복지부를 찾아 법 개정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7월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이, 같은 해 12월 남인순 의원과 윤종필 의원도 방문 건강관리 인력을 전담 공무원으로 두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