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산 석탄을 운반한 것으로 의심받는 화물선 ‘진룽호’가 실시간 선박위치정보사이트 마린트래픽 확인 결과 7일 오전 현재 경북 포항 신항 제7부두에 정박 중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마린트래픽 사이트 캡처
- 진룽號 포항 정박중
최근 의혹 제기된 3척 중 1척
러 석탄부두 출항해 4일 입항
정부 “근거 못찾아” 억류 안해
RFA “北, 나홋카항 석탄 보내
러시아産으로 둔갑시켜 수출”
북한산 석탄을 운반한 것으로 의심받는 화물선들이 버젓이 국내 항구를 드나들고 있지만, 정부는 검색 결과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아직 관련 사안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잇달아 정상출항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대북 제재를 피하려고 석탄을 위장수출해 왔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 대북 제재 감시망에 구멍이 뚫린 것은 물론 정부의 단속 의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7일 미국의소리(VOA) 및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최근 북한산 석탄을 싣고 한국에 입항했다는 의혹을 받는 벨리즈 선박 진룽호가 러시아 나홋카항 석탄 부두를 거쳐 지난 4일 경북 포항 신항에 입항해 정박 중이다. 진룽호 입항은 역시 북한산 석탄 운반 의혹을 받는 샤이닝 리치호가 2일 평택항에 입항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앞서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진룽호와 샤이닝 리치호, 안취안저우 66호 등 3척이 추가로 한국에 북한산 석탄을 반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4일 출항한 샤이닝 리치호에 대해 적법 절차에 따라 검색을 했으나 특이점이 없었다며 억류하지 않았다.
정부는 진룽호에 대해서도 입항 당시 조사를 벌였으나 특이사항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어서 일단 억류 조사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진룽호에 대한 검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입항 때마다 수차례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도 “대북 제재 관련 선박 조사나 억류 근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것으로 합리적 이유나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도 “앞서 북한산 석탄 운반과 관련한 관세청 조사가 끝나지 않아 그 사건을 이유로 붙잡아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8월 북한산 석탄,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같은 해 12월 불법품목을 운반했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 선박에 대해 회원국이 억류와 검사, 자산동결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북한이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해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위장수출해 왔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는 만큼 의심 선박에 대한 검사 및 억류 판단 등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내 한 무역상은 “재작년부터 제재가 본격화돼 석탄수출이 막히자 무역회사들은 러시아 나홋카항,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석탄을 보낸 뒤 러시아산으로 서류를 위장해 다른 나라들에 수출해 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위장수출은 북한의 연간 석탄수출량을 750만t으로 제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321호가 채택된 2016년부터 이뤄져 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지난해 10월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을 싣고 와 하역한 이후 아무 문제 없이 출항하게 하는 등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는 진룽호를 포함한 석탄 운반선 등에 대한 압류, 검색, 나포 등의 조치를 지체 없이 바로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석·임대환·박준희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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