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석탄 반입 업체들, 국제거래 중개까지 했다”

심재철 의원 “정부 확인하고도
추가수사·기관이첩 안한 의혹”

RFA “제재대상 해제된 환케號
다시 北석탄 적재… 행방 묘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해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국내 무역업자들이 제3국으로의 북한산 석탄 거래도 중개했다는 주장이 21일 제기됐다. 하지만 관세청은 제재 위반 소지가 높은 국내 무역업자들의 중개무역 사실을 인지하고도 수사를 개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북한산 석탄 수입에 가담한 피의자 3명이 추가로 북한산 석탄을 중개무역했다는 사실을 관세청으로부터 확인했다”며 “관세청은 조사과정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수사하지 않았고, 수사기관에 이첩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피의자들이 중개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석탄이 3만3000여t에 달하는 만큼, 당초 이들이 중개무역을 한 북한산 석탄은 훨씬 큰 규모일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산 석탄을 전면 금수품목으로 지정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는 모든 회원국이 북한으로부터 석탄을 조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 10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이들 업체의 중개무역 사실을 확인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또 심 의원은 “관세청은 북한산 석탄 중개무역에 대해 지난 17일 외교부에 비공식적으로 보고했다”며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14일 북한산 석탄 반입사건 조사결과 및 조치 내용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기 때문에 관세청이 확인한 북한산 석탄 중개무역 내용은 누락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관세청 측은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일 피지 선적 ‘환케(Fan Ke)호’가 2016년 12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에서 해제된 후, 북한 남포항에서 북한산 석탄을 적재했다는 이유로 올해 3월 다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유엔 대북제재에서 해제된 지 불과 15개월 만으로, 이 선박은 7월 15일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동쪽 해상을 마지막으로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잡히지 않아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