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 사면 등에 깔린 30만개 태양광발전 설비도 비상

태풍 상륙에 붕괴 위험
풍력발전도 개점휴업

22일 제주도부터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태양광·풍력 발전기 등 전국에 산재해 있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에 ‘솔릭 주의보’가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경북 청도 지역에서 발생한 태양광 발전 설비 붕괴 사건과 마찬가지로 산 사면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에 태풍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소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 약 30만 개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관측된 바로는 솔릭의 바람 세기가 초속 30m 이상으로 매우 크기 때문에 일부 태양광 발전 설비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산 사면에 경사도 높게 설치된 태양광 설비가 강풍, 산사태 등으로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 산업부는 에너지공단에 ‘비상대책반’을 구성,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산업부와 산림청은 지난달 경북 청도 태양광 발전 설비 붕괴 사건 이후 산 사면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원칙적으로 이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다. 또 기존 산 사면 태양광 발전 설비에 대해서도 경사도를 15도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도 태양광 발전 설비 붕괴 사건 당시 경사도는 25도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설비 유형은 △대규모 발전 사업 △정부 지원이 수반된 주택 내 소규모 발전 △정부 지원 없이 이뤄진 중규모 발전 사업 등 크게 3가지다. 이 가운데 별도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지원 없이 이뤄진 중규모 발전 사업이 안전 관리 면에서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설치된 데다 지속적인 안전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풍력 발전의 경우 태양광 발전에 비해 태풍 피해는 훨씬 덜한 편이다. 하지만 풍력 발전 역시 태풍이 불면 ‘개점휴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홍성의 탐라해상풍력 대표는 “풍력 발전은 초속 4~25m에서 이뤄지고 순간 풍속이 초속 25m를 넘어서면 자동적으로 풍력 발전기는 한동안 작동을 멈추게 된다”고 말했다. 풍력 발전기가 바람의 방향을 고려해 움직이고 복합탄소 합금 날개 등 고강도 재질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파손 위험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