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단독 후보된 원행스님 “세 후보 사퇴 안타깝지만… 끝까지 최선”

선거후 후유증·갈등 예상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했던 혜총·정우·일면 스님의 중도 사퇴로 원행 스님의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원행 스님은 “낮은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 후보가 사퇴하며 ‘선거 운동 과정에서의 종단 기득권 세력의 불합리한 상황” 등을 지적한 만큼 28일 실시 되는 제36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단독 후보인 원행 스님이 당선되더라도 후유증과 갈등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행 스님은 26일 발표한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후보들의 중도사퇴는 참 안타깝다”면서도 “화합의 어려운 길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종단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조계종의 책임 있는 수행자로서 올곧이 정진하고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원행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318명 가운데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당선된다.

총무원장 중도 퇴진에 따른 선거인만큼 중앙선관위의 당선증을 받으면 곧바로 총무원장 임기를 시작한다. 원행 스님은 중앙종회 의장,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제11∼13대·16대 중앙종회의원, 금산사 주지, 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앞서 혜총·정우·일면 스님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하며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공동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이권만 있으면 불교는 안중에도 없는 기존 정치세력 앞에 종단변화를 염원하는 노력은 의미가 없음을 통감했다”며 공개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이 원행 스님을 지지하는 선거 판도가 사퇴 이유임을 시사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