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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게재 일자 : 2018년 09월 28일(金)
‘인터넷은행 특례법’ 통과와 銀産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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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산업자본 지분 상한 10% → 34%로 상향
대주주 신용공여 원천금지… 이르면 내년 제3·4은행 출범

급성장 하던 케이·카카오뱅크
자본확충 못해 대출중단 사태
역할한계 우려에 특례법 제정

“ICT 분야 혁신 성장의 물꼬로”
인터넷은행만 은산분리서 예외
文대통령, 규제혁신 1호로 추진

中企제외 기업 대출 길 막히고
소매금융 중심 영업이 또 발목
‘오히려 규제 강화’평가도 나와

美·中·日 규제혁신 속도 빨라
中위뱅크, 순이익 261% 급증
日 인터넷銀 총자산·직원數 ↑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원칙) 완화 논란을 일으켰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제정안은 2년 전 발의된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금융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집권 여당이 발목을 잡으며 우여곡절의 시간을 보냈다. 이는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상한 기준을 기존 은행법상 10%(의결권 있는 주식은 4%)에서 34%로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또 시행령을 통해 자산 10조 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일부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은행이 대기업의 사금고가 될 것”이라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다. 10문 10답을 통해 과연 인터넷전문은행과 은산분리가 무엇이며, 일각의 우려가 설득력 있는 주장인지 살펴봤다.

1.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인 이른바 ‘핀테크’를 활용해 물리적인 점포가 없거나 매우 적은 영업점을 가지고 온라인으로 사업을 벌이는 은행을 말한다. 업무의 대부분은 금융자동화기기(ATM)나 인터넷,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과 같은 전자매체를 통해 이뤄진다. 설립 초기에는 점포 없는 무점포 인터넷전문은행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소수의 점포를 보완적으로 영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 유지비용이 들지 않아 보다 저렴하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365일, 24시간 제한 없이 운영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금융 분야에 정보기술(IT)을 적극 도입시키고 있으며, 기존 은행권을 긴장시켜 혁신을 촉진하는 ‘메기 효과’를 일으키는 측면도 있다. 지난 2015년 미국은행연합회(ABA)가 실시한 ‘은행 채널 선호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왜 등장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14년 창구거래 선호도는 21%였으나 2015년에는 17%로 감소했다. 모바일 채널 선호도는 2014년 10%에서 2015년 12%로 증가했다. 인터넷뱅킹 선호도는 2015년 32%로 나타났다.

2. 현재 영업하는 곳은

현재 국내에는 지난해 4월 출범한 케이뱅크와 같은 해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인가를 받아 1년 넘게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출범 직후에는 편리하고 빠른 비대면 거래와 기존 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가장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는 출범 사흘 만에 가입자 수가 10만 명을 돌파하면서 폭발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13개월 만에 총 자산 10조 원을 돌파했고, 이용자 수는 600만 명을 넘어섰다. 기존 은행권의 판을 뒤흔드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뱅킹 앱과 대출상품을 개선해 대응하면서 차별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을 금리 우대나 수수료 무료 정책에서 찾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지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가 어렵다는 점도 고민이다. 특히, 최근까지 은산분리 규제로 증자 등 자기자본 확충이 어려워 대출 상품을 추가로 내놓기 힘든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3. 외국의 현주소

미국·중국·일본의 핀테크 규제 혁신과 인터넷전문은행 발전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비은행금융기관, 핀테크, 혁신 금융에 대한 80여 개의 규제 권고 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특히 미 통화감독청은 핀테크 업체에 특수목적 은행 자격 신청을 허용키로 했다. 중국 핀테크 산업은 그 성장 속도가 무서운 수준이다. 중국의 텐센트가 설립한 중국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위뱅크는 지난해 순이익이 261% 증가했다. 8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영되고 있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최근 6년간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자산은 120%, 당기순이익은 38%, 계좌 수와 대출액은 각각 92%, 280% 성장한 것은 물론, 직원 수 역시 같은 기간 2617명에서 5054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도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은산분리 예외를 인정키로 했다. 홍콩도 현재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50여 개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의사를 밝혔다.

4. 특례법안 필요했던 이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기존 금융권에도 공인인증서 폐지, 모바일뱅킹 강화, 금리 및 수수료 인하 등 긍정적인 금융혁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4%(의결권 미행사 시 최대 10% 보유 가능)까지만 제한한 기존 은행법으론 금융혁신을 주도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제 역할을 할 수 없었고, 자본확충 문제가 발생하며 대출 중단 사태가 잇따랐다. 은산분리 규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불필요한 규제 1호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를 거론하며 완화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시민단체 등 반대 측 우려가 거세지면서 애초 추진됐던 은행법의 개정이 아닌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제정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만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5. 법안통과 왜 늦어졌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논의는 2015년 6월 금융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안을 발표한 데서 시작됐다. 당시 금융위 안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50%까지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해 7월 신동우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은산분리에 예외를 둘 수 없다”고 반대하면서 이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다 19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20대 국회가 들어선 뒤 2016년 11월부터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제안이 여야에서 나왔다. 정재호(민주당), 김관영·유의동(바른미래당) 의원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만 규제를 푸는 특례법을 각각 발의했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같은 취지의 은행법 개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에도 참여연대 등 여권 핵심 지지 기반인 진보 진영 시민단체들이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은산분리 규제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민주당 내에서 반대 의견이 이어졌다. 결국 민주당은 별도 의원총회까지 열어 내부 이견을 조율했다.

6. 은산분리 규제 탄생 배경

은산분리 규제는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탄생했다. 증권·보험 등 다른 금융 분야는 대기업의 소유를 허용한다 해도 은행까지 재벌에 맡기면 고객 돈을 마음대로 가져다 쓸 우려가 있다는 취지다.

은산분리 규제의 역사는 박정희 정부 때인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정부는 이승만 정부 때 민영화한 시중 은행의 대출금을 재벌이 독점해 왔다며 시중 은행을 국유화했다. 산업자본이 아예 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셈이다.

은행법에 관련 조항이 명시된 것은 전두환 정부 때인 1982년이다. 금융 자율화를 추진하며 국가 소유 은행을 하나씩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은행법을 고쳐 ‘동일인’이 보유할 수 있는 은행 주식의 상한을 8%로 정했다. 현재의 지분 한도가 정해진 것은 동일인 보유 가능 주식 상한을 4%로 바꾼 1994년 은행법 개정 때다. 2002년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이내로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처리되면서 지금과 같은 은산분리 제도가 완성됐다.

7. ‘재벌은행’가능한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재벌의 사금고가 될 가능성은 0%”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민주당은 논의 과정에서 법안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주요 대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입을 막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민주당이 딴 건 다 내줘도 ‘재벌에 은행 문을 열어줬다’는 소리는 안 들으려 노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안은 정부가 시행령을 만들 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의 지분 보유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도록 규정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따른 은행의 사금고화 우려를 고려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와 대주주의 지분 취득을 원천 금지하는 등의 장치도 마련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지분을 가져도 돈을 빌릴 수 없도록 해 아예 ICT 산업 투자 외 지분 보유의 메리트를 없애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8. 文대통령의 지지 이유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7일 “은산분리의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며 “은산분리는 우리 금융의 기본 원칙이지만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규제 혁신의 첫 사례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뒤 정확히 45일 만에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여권 지지층의 반발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생각보다 쉽게 ‘교통정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규제 혁신 1호’로 내놓은 것은 ICT 분야에서 혁신 성장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혁신기술과 자본을 가진 IT 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는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에 기여하고 기술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이를 통해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인 물’인 기존 금융 전체의 혁신을 촉구하는 취지도 담겨있다. 은산분리 규제 자체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동떨어진 것이라는 여권 일각의 판단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나온다.

9. 제3의 은행은 언제쯤

이르면 내년 4월 제3,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통과됨에 따라 올해 안에 시행령을 정비해 내년 2∼3월쯤 새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받기로 했다. 금융위는 다음 달 열리는 은행업 경쟁도 평가위원회의 결과를 토대로 국내 은행업의 경쟁도가 충분치 않은 부분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설립 추진 등의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추가 인가 개수는 경쟁도 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처럼 자금력이 있는 대형 ICT 기업을 중심으로 은행업 경영 노하우가 있는 기존 은행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5년 1차 인가 때 고배를 마신 인터파크는 새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키움증권도 금융업의 경험과 온라인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3호 인터넷전문은행을 노리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는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10. 한계점은 없나

이번 특례법 통과로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지만 한계점도 적지 않다. 중소기업을 제외한 기업 대출 길이 막히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상 규제는 오히려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무적으로 소매(리테일) 영업에만 집중해야 해 금융혁신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없는 소매금융 중심의 영업으로는 성장과 혁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확충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특례법은 대주주 적격성 요건으로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의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지위를 얻고자 하는 KT와 카카오는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 특례법은 금융위가 예외를 인정해주면 허가를 내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특혜 시비로 금융위가 잣대를 엄격히 적용할 경우 KT와 카카오는 향후 최소 3년간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추가로 보유할 수 없게 된다.

김만용·민병기·황혜진·최재규 기자 mykim@
e-mail 김만용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김만용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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