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녹지국제병원 공론화위’ 여론조사 반대가 찬성보다 20%p 높아

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화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 변호사)는 ‘녹지국제병원 공론화를 위한 도민참여형 조사 숙의토론회’에서 제주도민 참여 배심원단 200명 중 180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표를 진행한 결과 ‘영리병원’ 개원에 반대하는 의견이 58.9%로 찬성(38.9%)보다 20%P 높게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공론화조사위원회는 4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론화위원회는 그동안 3차례 조사한 결과 1차 조사 때 39.5%에서 2차 조사 56.5%, 3차 조사 58.9%로 반대 의견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5.8%p다.

‘영리병원’ 개원 반대 의견이 높게 나오자, 공론화조사위원회는 이날 제주도지사에 ‘개설불허’ 권고를 하면서 “녹지국제병원을 비영리병원 등으로 활용해 헬스케어타운 전체의 기능이 상실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제반 행정조치를 마련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첫 외국인 영리병원으로 보건복지부가 사업 계획까지 승인한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앙정부가 이미 적법 절차를 거쳐 사업 계획을 승인한 사업을 지방자치단체가 반대 여론을 의식해 운영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이미 수 십억 원의 운영비 등이 투입된 사업이어서 손해 배상 소송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논란이 예상된다.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8일 이 같은 결과를 담은 권고안을 제주도에 제출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공론화위원회 결정을 수용해 병원 개설 허가 신청서를 반려할 가능성이 높다.

제주지역에서는 그동안 영리병원 부작용과 의료 공공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영리병원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3일 제주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공론화위 토론에서는 ‘영리병원 전국 확산 가능성과 제한방법 그리고 의료보험체계 붕괴 우려에 대한 근거’,‘사업 승인과정의 적절성, 사업계획서 공개 여부’ 등 영리병원을 둘러싼 8개 항목에 대한 질문과 토론이 집중적으로 벌어졌다.

중국 녹지그룹에서 투자해 설립한 그린랜드 헬스케어㈜가 시행하는 녹지국제병원은 서귀포시 토평동 헬스케어 단지 내에 총 778억 원을 투자해 2만 8163㎡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 7678.83㎡ 47병상 규모다.

제주=박팔령 기자 park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