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 “다스 실소유주 인정못해”… 檢 “직권남용 혐의 입증에 집중”

MB항소심 2가지 쟁점

MB측 “증거 아닌 진술에 의존”
檢 “강한 처벌이 국민적 요구…
범위 너무 좁게 인정하면 안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은 여러 지점에서 법리적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8일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와 법원이 무죄로 판단한 직권남용 혐의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유로 항소 방침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법원과 검찰이 증거가 아니라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존에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봤다고 주장한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주식을 한 주(株)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법원은 민사사건에서 주식 명의자가 아닌 사람을 주주로 인정할 경우 ‘주식명의신탁약정서(명의를 빌려주기로 약정한 서류)’ 등의 증거를 요구해 왔으나 이번에는 이 같은 증거 없이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사용과 처분이 이 전 대통령의 의사에 따라 이뤄져 실소유주로 볼 수 있다”면서 “회사법상 주주와는 다른 차원의 얘기”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재판부는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소유며, 이를 전제로 다스의 미국 소송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소송비 61억8000만 원을 대납(뇌물)받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직권남용 혐의 입증에 화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검찰 측은 “직권남용 범위를 좁게 인정하면 처벌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직권남용을 강하게 처벌하는 추세고, 국민적 요구도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직권남용이 성립하려면 지시가 대통령의 권한에 속해야 하지만 소송 지원 등이 대통령으로서 공무원에게 지시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며 다스의 미국 내 소송을 지원하는 데 공무원들을 동원한 혐의(직권남용)를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들에 K스포츠재단 등에 자금을 출연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에 대해 ‘대통령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직권남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고무줄’ 잣대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