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판결 앞두고 ‘산업계 직접고용 리스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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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중 포스코 사내하도급 판결
MES 공유 협력업체의 근로자
1審 ‘적법도급’ 2審 ‘불법파견’
2審대로 확정 땐 ‘소송 도미노’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이달 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대법원의 포스코 사내 하도급 판결을 앞두고 산업계에 ‘직접 고용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크레인 운전을 하는 근로자 15명은 지난 2011년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직접고용) 소송’을 제기했다. 1심(2013년)은 ‘적법한 도급’이라고 판결했지만, 2심(2016년)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며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산업계는 대형 제조업 사업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제조업생산관리시스템(MES)’의 공유를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명령으로 해석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소송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산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업은 사내 하도급을 사실상 포기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영문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적법도급이냐, 불법파견이냐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법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나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적법도급의 개념을 점점 축소해 판단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도급을 통한 분업화·전문화는 기업경쟁력을 결정짓는 키워드가 된 지 오래됐고, MES는 이를 위한 최적화된 시스템”이라며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인력 활용을 할 필요가 있는데, 법원 판단이 그렇지 못해 불안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이 포스코 하도급 2심 판결과 같은 태도를 견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제조업의 노무 도급 사용은 사실상 금지돼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제정된 현행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원청업체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에게 구체적·직접적인 업무지시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원청업체가 근로자에 대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만 파견근로로 본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