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허황한 北 약속에 속지 말라’ 첫 방북 올브라이트 충고

매들린 올브라이트(81) 전 국무장관은 미국 정부 각료로는 처음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만났던 대표적 외교 원로다. 이런 올브라이트 장관이 북핵 협상과 관련, 한국민에게 충정 어린 충고를 했다. 그는 곧 발간될 자신의 저서 ‘파시즘’ 한국어판 서문에서 “북한의 거짓말과 허황한 약속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이던 2000년 10월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을 가졌지만, 여러 이유 때문에 관계 개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자신의 이런 직접 경험과 오랜 분석을 토대로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북한은) 파시즘이 가족사업인 나라이자 세속적인 이슬람국가(IS)”라고 규정했다. 전 세계 독재자들을 열거하면서 “이 가운데 유일하게 진성 파시스트의 전형이 김정은”이라고도 했다. 새삼스러운 지적은 아니지만 최근 한국 정부의 과도한 유화 움직임 속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본질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의 파시즘을, 전후에는 소련에 의한 동유럽 공산화를 체험하고 망명한 체코 출신이어서 더 설득력이 있다.

비핵화 협상과 관련,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북한이 이성적인 접근법을 추구한다면 화해의 문을 열어둬야겠지만, 그들의 공격성을 억제하는 데도 확고한 입장을 취해야만 한다”고 충고했다. 김정은의 말이 아니라 실질적 조치를 보면서, 제재와 힘을 바탕으로 끈기 있게 협상하라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