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았다던 음란사이트… 性매매 사기 여전히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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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속 차단 150곳 ‘구멍’

알선해준다며 돈 받고 먹튀
매수男엔 2000만원 뜯기도

설정 조작통해 차단 무력화
‘신고 못할 것’약점이용 사기

警, 사이버性폭력 2062명 검거

정부가 최근 음란물사이트 150곳의 접속을 차단하는 조처를 단행했지만, 성매매 알선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매칭 사기 사이트’에 대한 접속은 여전히 원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사이트는 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남녀 사진을 메인 화면에 띄워 만남을 알선해 주는 것처럼 홍보한 뒤 돈만 가로채는 ‘낚시 사이트’다. 성매매 매칭 비용 또는 보증금 명목으로 소액을 요구한 뒤 회원이 돈을 내면 추가 입금이 필요하다며 계속 액수를 올려 요구할 뿐 실제로 성관계를 알선해주지는 않는 방식이다.

대학생 김모(24) 씨는 지난 7월 성매매 아르바이트를 하려다가 돈을 벌기는커녕 500만 원을 뜯겼다. 김 씨는 매칭 사이트 안내에 따라 10만 원의 보증금을 입금했는데 상담원은 “보증금이 더 필요하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김 씨는 500만 원을 내고도 “200만 원을 더 입금해야 한다”는 상담원의 말에 뒤늦게 사기라는 사실을 깨닫고 망연자실했다. 최근 매칭 사이트를 통해 성 매수를 하려던 김모(31) 씨도 수천만 원을 허공에 날렸다. 김 씨가 돈을 보낼 때마다 사이트 측은 “송금 명의를 본명으로 보내 오류가 생겼으니 이름을 바꿔 다시 입금하라”는 등 핑계를 대며 수백만 원씩을 추가로 요구했다. 총 2000만 원을 입금하고 나서야 멈춘 김 씨는 “손발이 떨려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청과 여성가족부·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9일부터 주요 음란 사이트 216곳 중 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 150곳을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 방식으로 접속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DNS 차단 방식은 기존의 인터넷주소(URL) 차단 방식보다 강력한 조치다. 그러나 22일까지도 김 씨 등이 속아 돈을 입금한 매칭 사이트들은 접속이 원활한 상황이다. 정부 조치로 차단된 사이트도 설정을 조작하거나 별도의 프로그램을 사용해 차단을 무력화하는 수법이 이미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매칭 사기에 대해 “수사기관의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한 접속 차단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이 20일 기준으로 사범 2062명을 검거하고 이 중 8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추적이 쉽지 않았던 해외 서버 음란물사이트도 99곳을 단속해 21명을 구속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