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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10월 24일(水)
카카오 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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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일 문화부 부장

해외 출장 중 우버로 대표되는 ‘라이드 셰어링’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그때마다 편리함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낯선 여행지에서 우버는 구세주나 다름없다. 어디서건 쉽게 차를 부를 수 있고, 차량 호출 전에 예상 요금을 알 수 있다. 호출단계에서 운전자의 신상과 함께 평판점수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편리한 것은 등록해둔 신용카드로 요금을 결제해 웃돈 요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마치 친구 차를 얻어탄 것처럼 인사하고 그냥 내리면 된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이제 거의 모든 세계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에도 우버를 비롯해 다양한 차량 공유업체가 있다. 말레이시아를 미롯해 동남아 8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그랩’, 중국 시장을 석권한 ‘디디추싱(滴滴出行)’, 인도네시아의 절대 강자 ‘고젝’…. 그랩은 우버의 동남아 8개국 사업 운영권과 자산을 사들였고, 디디추싱도 우버 차이나와의 합병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우버는 80조 원, 디디추싱은 62조 원, 그랩은 11조 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공룡이 됐다.

‘공유경제’는 한때 상업경제의 대척점에서 ‘너와 나의 유익’을 실현해 줄 대안으로 평가받았다. 잉여자원의 배분으로 가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든 게 기대대로 된 건 아니었다. 차량 공유는 차를 나누어 쓰는 ‘공유’ 차원을 넘어 자가용 영업의 마당이 됐고, 빈방을 내어주는 ‘공유숙박’으로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사실상 ‘구조만 좀 다른’ 숙박업소 거래 공간으로 변질됐다.

공유경제의 사회적 가치를 두고도 자주 의문부호가 달렸다. 공유경제 서비스는 기존 산업의 경계에 있는 종사자를 위협한다. 택시업계와 카카오 사이의 골 깊은 갈등도 이 지점에 있다. 공유경제는 ‘기득권’을 무너뜨리지만 때로 ‘생존권’을 흔들기도 한다. 예를 들면, 통신사의 문자 이용을 무료로 만든 카카오의 무료 문자 서비스가 통신사의 ‘기득권’을 허문 것이었다면, 카풀 서비스를 앞두고 택시기사들이 느끼는 카카오의 위협은 생계가 달린 생존권의 문제다.

카카오의 카풀 운영계획이나 정부의 중재안을 감안하면 위기가 과장된 감이 없진 않지만, 택시기사의 위기의식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여론은 카카오 편이다. 택시업계의 반발에도 국민 대다수는 카카오 카풀을 찬성하고 있다. 승차거부나 난폭운전 등 택시 이용 불만 때문만은 아니다. ‘선택권이 넓어진다’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반대할 까닭이 없다. 택시가 지금보다 더 친절해져도, 운전을 더 얌전히 한다고 해도 거역할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아예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량이 도로로 나오는 세상이다. 이제 관건은 스마트 모빌리티로 옮아가는 속도의 적절한 조절이다.

19세기 말 영국에서는 ‘적기조례(Red Flag Act)’란 교통법이 시행됐다. 주행 중 차 앞에 늘 사람이 깃발을 들고 걸어야 하며, 도심에서 차량 속도를 시속 8㎞로 제한한다는 법률이다. 마차 사업을 보호하고 마부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 30년이나 유지됐던 시대착오적인 법률의 결과는, 영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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