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쓰기>선생님은 제게 소설가의 꿈을 선물했어요

한수원사장賞 채지윤

안녕하세요, 젠 선생님. 마지막을 아쉬워하며 이별했던 때가 벌써 6개월 전이네요. 선생님 덕분에 전 제 꿈에 몇 걸음이나 더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유학에서 돌아와 적응해야 하는 제 조국인 여기서도 열심히 제 목표를 향한 계단을 쌓아 올리고 있고요.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제가 한때 쓸모없다고 생각하며 강제로 배운 것들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준 발판이 된 것 같습니다.

영어의 영자도 모르는 저를 영어 소설가의 길로 인도해 주신 건 순전히 선생님이시겠지요. 한번 맞춰보세요, 제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별것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장담합니다. 제가, 학교 사생대회 운문 분야에서 수상하였습니다. 귀국한 지 불과 5개월 만의 일입니다. 믿어지시나요? 이것을 말하는 이유는 제가 천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절 얼마만큼이나 성장시켜 주셨는지를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남들은 도움이 안 되는 짓이라지만, 전 거의 매일 교과서들을 펼쳐보며 기억을 더듬고, 선생님의 강의를 연상합니다. 체계적이지 않지만 배는 더 도움이 되는, 자유분방한 수업이 그립습니다.

물론 전 선생님에게는 사춘기에 휩싸인 지나가는 한 학생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제가 선생님이 보듬어준 도자기라고 믿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보잘것없는 진흙이지만, 누군가의, 선생님의 손을 거쳐 형태를 갖춘 도자기로 변하고, 누군가의 보드라운 말로 매끈하게 포장되어 최고의 난관인 불을 뚫고 하나의 찬란한 예술작이 되는 것 말입니다.

꿈이 없던 저에게 선생님이란 제 인생에 큰 파동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게 영어 실력뿐만 아니라 소설가의 꿈과 희망, 자신감, 그리고 꿈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영어를 잘하고자 시작했던 글쓰기 수업은 어느새 소설가의 꿈을 확고히 굳히게 해줬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게끔 해준 것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부끄러워 단 한 번도 전해드리지 못했던 진실된 감사함을 지금 전해보고 싶습니다. 젠 윌슨 선생님, 제 인생의 스승님. 감사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