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성장이다>‘사람 중심 경제’ ‘혁신성장’ ‘포용성장’… 구호만 요란한 文정부

연관·차별성 설명 없이 혼돈
“현실무시 교조주의 빠질 우려”

‘소득주도 성장, 포용 성장, 사람 중심 경제, 혁신 성장….’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 중에서 경제 슬로건(구호)을 가장 많이 내놓은 정부로 기록될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에는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 등 2가지 경제 슬로건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 혁신 성장을 추가한 것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또 ‘사람 중심의 경제’라는 경제학적으로 매우 부실한 개념을 경제 슬로건으로 내놓기도 했다. 사람 중심의 경제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거 북한에서 김일성주의 주체 경제라는 것을 내놓으면서 ‘사람 중심의 경제’라고 부른 사례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1월 1일 국회에서 ‘2018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 국회 시정연설’을 하면서 “‘사람 중심 경제’는 경제성장의 과실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사람 중심 경제의 핵심으로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라는 세 개의 축(軸)을 제시했다.

올해 6월 26일 윤종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뒤에는 ‘포용 성장’(inclusive growth)이라는 말이 전면에 등장했다. 그러나 포용 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이 어떻게 다른지, 사람 중심의 경제와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 한마디로 뒤죽박죽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 슬로건에 지나치게 얽매이다 보면 현실은 무시한 채 교조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