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무시 인사… 멋대로 통계 경제… 동맹 흔드는 외교

청와대 ‘위험한 독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6개월 동안 청와대는 독주에 가까운 국정 운영을 한다는 비판을 자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오후 야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임명했다.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났고,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나왔지만 사퇴시킬 정도의 여론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6명의 장관급 인사를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바 있다. 양승동 KBS 사장, 대법원장이 추천한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 등도 보고서 없이 임명된 사례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 4년 6개월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인사가 총 10명”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5년간 했던 기록을 문재인 정부는 1년 6개월 만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도 청와대는 비판이나 반대의 목소리를 잘 인정하지 않았다. 소득주도 성장의 대표적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시장에 미친 영향을 두고 청와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 인정했지만,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저소득층 소득 통계를 재가공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저소득층 소득 분석을 위한 용역을 발주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외교 정책에서도 자체적인 판단만으로 한·미 동맹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9월 대북 특사단이 방북하기에 앞서 “결국 내일을 바꾸는 것은 우리 자신의 간절한 목표와 준비된 능력”이라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