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신포니아 바르소비아’의 연주가 끝난 뒤 지휘자 그레고리 노박(앞줄 오른쪽)이 작곡가 류재준(〃 왼쪽) 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서울국제음악제
서울국제음악제 폐막식서 폴란드 오케스트라 연주
폴란드 독립100돌 기념 내한공연
정몽준 “아버님 회상하는 시간”
작곡가 류재준 “초연후 10주년”
정주영(사진) 현대그룹 창업자를 기리는 ‘진혼 교향곡(Sinfonia Da Requiem)’이 1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2000여 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연주됐다. 이번 연주는 제10회 서울국제음악제 폐막공연이자 폴란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인 ‘신포니아 바르소비아’의 내한공연으로 열렸다.
‘진혼 교향곡’은 작곡가인 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 예술 감독이 지난 2001년 정주영 창업자 타계 후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위촉을 받아 7년에 걸쳐 완성한 곡이다. ‘정주영 레퀴엠’으로 불리는 곡으로 4악장, 총 연주시간은 43분에 이르며 소프라노, 혼성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화성을 만드는 방대한 작품이다. 현대 작곡의 거장 펜데레츠키의 후계자로 주목받는 류 감독은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뛰어넘어 희망을 주기 위해 만든 곡이기 때문에 ‘레퀴엠’이 아니라 ‘교향곡’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폴란드 최고 음악축제인 ‘베토벤 부활절 페스티벌’에서 초연됐을 당시 1200명의 관객이 10분 넘게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내 주최 측이 박수를 중단시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던 작품이다.
이날 서울 공연은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종신 부수석지휘자인 그레고리 노박이 지휘봉을 잡았고, 소프라노 이명주와 국립합창단이 함께했다. 폴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를 한국에서 하기 위해 서울에 온 신포니아 바르소비아는 황금 디 아파종, 그랑프리 뒤 디스크 상, 폴란드 프레데리크 상 등을 받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다. 이날 연주회에서 신포니아 바르소비아는 ‘진혼 교향곡’ 과 함께 미에치스와프 카르워비츠의 ‘역류하는 물결’과 카롤 시마노프스키의 ‘슬픔의 성모’를 한국 초연했다. 소프라노 이명주, 알토 박재은, 바리톤 김재일이 함께 무대에 섰다.
이날 연주회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 부회장이 참석해 초청 관객들을 맞았다. 정 이사장은 음악회가 끝난 뒤 리셉션에서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지 17년이 되었다. 아버님을 다시 생각하는 좋은 시간이 됐다”며 “류재준 작곡가의 진혼 교향곡은 아버님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아버님 시대에 많은 고생을 하시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하신 분들에게 바치는 곡”이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진혼 교향곡 10주년을 맞는 연주로 더욱 뜻깊었다”며 “정주영 회장을 포함해 많은 전 세대의 희생이 없었으면 오늘의 우리가 없었다. 이 곡이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활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음악회에는 이홍구, 한덕수 전 총리와 이병규 한국신문협회 회장(문화일보 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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