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시행 근거 없애는 관련법 개정안은 ‘공유경제’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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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사업법 개정 반대’ 성명 벤처기업協 이정민 부소장

“목소리 큰 택시업계뿐 아니라
국민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카풀 - 택시 대화의 장 마련을”

“전 세계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앞다퉈 공유경제 산업 확산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새로 규제를 만들겠다며 ‘역주행’하는 꼴입니다.”

이정민(사진)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연구소 부소장은 1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택시업계의 부정적 의견만을 반영해 공유경제서비스의 대표 분야인 카풀서비스의 시행 근거 조항마저 삭제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정치권이 택시 업계의 목소리를 담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자, 벤처기업협회는 18일 성명서를 내고 “공유경제서비스에 대한 개악(改惡) 입법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소장은 “일부 국회의원이 일반 국민의 편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승차공유서비스는 기존업계와의 대립 관계를 만드는 게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형 비즈니스모델”이라며 “단체로 큰 목소리를 내는 택시업계뿐 아니라, 출퇴근 시간에 택시 잡기가 힘든 일반 국민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소장은 “우리나라만 규제로 확산하는 공유경제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의 우버, 중국의 디디추싱, 동남아시아의 그랩 등 해외 공유 경제 사업이 매우 활발하다”며 “언제까지 국회의원이나 정부가 이해관계자의 목소리에 휘둘려 사업이 커 갈 기회를 막을 것인지 궁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공유경제 사업을 못 하는 사이, 어느 순간 해외 공유 업체가 ‘무주공산’인 한국에 진출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해외업체에 의해 공유경제 산업이 장악당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부소장은 또 “처음부터 정부나 국회가 규제로 사업 기회를 막을 게 아니라, 일단 사업을 하게 해줘야 한다”며 “사업을 진행해보고 관련된 산업에 실제 문제가 생긴다면, 지원하는 등 해결점을 찾는 게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공유 경제 서비스 업체와 택시업계가 제대로 된 대화를 못 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더는 손을 놓고 있지 말고 공론의 장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소장은 “협회는 벤처업체들이 제대로 된 공유서비스 사업 기회가 열릴 때까지 지속해서 정부와 국회에 업계의 요청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