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보호 엄격할수록 청년실업률 개선 힘들어”

韓銀 ‘청년실업 이력현상 분석’
노동정책지출 적어도 실업 악순환

정규직 보호 등 고용보호 법제가 엄격하고, 노동정책에 쓰는 돈이 적은 국가일수록 높아진 청년 실업률을 다시 떨어뜨리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청년실업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취업 지원을 확대하고 정규직 보호제도 중 청년취업을 제약하는 부분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의 ‘청년실업의 이력현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 고용보호를 위한 법제가 엄격하거나 노동정책지출이 적은 국가에서 청년실업이 이후 중장년기에도 실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력 현상은 실업률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경우 경기 확장 정책을 해도 다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1개국에서 한국은 고용보호법제화지수가 2.668점으로 상위 6위다. 고용법제화지수를 토대로 분석하면 청년기(20∼29세)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한 경우 연령대별 실업률이 30∼34세는 0.086%포인트, 35∼39세는 0.012%포인트, 40∼44세는 0.003%포인트 높아진다. 청년실업자가 1000명 증가한 경우 이들이 해당 연령대에 이르렀을 때 86명, 12명, 3명이 각각 여전히 실업 상태일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고용법제화지수가 가장 낮은 미국(0.257점)은 영향이 거의 없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노동정책지출 비율은 한국이 0.231%로 OECD 주요국 중 꼴찌에 가깝다. 김남주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용보호법제안에 청년 고용을 막는 요소가 있는지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청년실업 후유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직무 및 직업교육, 취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