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방 통합의학 교육기반 마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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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 이사장

“환자에 도움되는 검증된 치료
국내도 적극적 수용자세 필요”

“한방의 표준화, 과학화, 세계화는 어느 정도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젠 서로 가르지 않고 양방과 한방의 통합의학을 위한 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 인정한 추나요법과 동작침법 등 한방 비수술 치료법을 개발한 신준식(사진) 자생한방병원 명예 이사장이 밝힌 포부다. 지난 10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국제 오스테오패틱의학 콘퍼런스(OMED 2018)에서 한의사로는 유일하게 연단에 섰던 신 명예 이사장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자생한방병원 본원 회의실에서 이 같은 방침을 강조했다.

한방 비수술 치료법은 미국 오스테오패틱(정골요법)의학협회(AOA)의 정식 보수교육 과목으로 인정받았다. 신 명예 이사장은 미국 현지 오스테오패틱 의사(DO)는 물론 의사(MD) 등 의료계 전문가 3만여 명이 참관하는 OMED에서 추나요법을 활용한 경추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 치료와 동작침(MSAT)을 활용한 턱관절 장애, 오십견 치료 시연을 선보였다. 그는 “이미 미시간주립대에서 2015년 보수교육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이젠 미국 전역으로 확대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치료법은 7대째 한의사 가업을 잇고 있는 오랜 노하우에, 과학적인 검증과정이 접목돼 탄생했다. 신 명예 이사장의 부친과 조부는 유명한 한의사이기도 했지만, 지난 4월에 발간된 ‘잃어버린 영웅들’에 소개된 독립운동가 이기도 하다. 신 명예 이사장은 “당시 부친은 ‘한의학은 비과학적인 미신’이라는 일제의 주장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고, 한의학의 과학적인 검증과 치료법의 표준화를 통해 민족 의학의 위상을 되찾는 것을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하셨다”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의서 중 대표적인 게 ‘청파험방요결’”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척추질환 치료에 자주 쓰이는 한약인 ‘청파전’의 탄생 배경이기도 하다. 청파전은 효과는 탁월했지만, 치료기전이 밝혀지지 않았고, 신 명예 이사장이 연구를 통해 2003년 청파전에서 신경재생에 효과를 보이는 신물질인 ‘신바로메틴’을 추출해 미국 물질특허를 획득했다. 2011년에는 국내 제약사와 공동 개발한 신바로메틴을 활용한 천연물신약 ‘신바로’가 최종 시판허가를 받았다. 한의사가 손을 이용해 환자의 관절과 근육, 인대 등 인체의 해부학적 위치를 바로잡아 잘못된 자세와 체형을 교정하는 추나요법도 마찬가지로 부친으로부터 배워 연구·발전시킨 치료법이다.

이러한 치료법은 해외에서 더 적극적이다. 신 명예 이사장은 “자생한방병원이 노력한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한방치료의 효능을 알아주고 적극적으로 의료인 교육현장에 적용한 미국 의료계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미국도 우수한 치료법은 받아서 발전시키는데, 우리나라는 서로 갈등하면서 해를 주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법이라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국내 의료계에서도 참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명예 이사장은 “이러한 갈등은 상대방을 이해하지 않는 교육과 제도의 문제”라며 “양방과 한방의 통합의학 시스템 구축은 결국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통합의학도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