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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11월 30일(金)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 쟁점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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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소선거구제(지역구 국회의원)와 전국 단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병립적으로 결합한 현행 선거구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31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6개 소수 정당과 시민단체 연대기구 정치개혁공동행동이 국회 본청 앞에서 공동 행사를 열고 선거제도 개편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뉴시스

소수당 “연동형 비례대표” 밀어붙이기에 거대정당은 ‘미적미적’
선관위 “의석數 유지하되 비례 100명”… 정치권 “확대 불가피”

비례성 충실한 선거제도 돼야
의원 대표성도 자연스레 강화

인구수 대비 의원 정수 적은편
국회 활성화 위해 확대 지적도

비례대표, 계파정치 수단 활용
“공천과정 개선 전제” 주장도

“소선거구제 기본…지역구 유지
비례 확대… 350~360명 적정”


소선거구제(지역구 국회의원)와 병립형 비례대표제(비례대표 국회의원)를 핵심으로 하는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개편될 것인가. 승자가 독식하게 돼 있는 이 제도의 한계와 단점은 꾸준히 지적돼 왔음에도 그로 인해 이득을 봐 온 거대 양당은 제도 개편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제 개편 의지를 수차례 피력했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제3정당’의 힘도 어느 때보다 막강하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선거제 개혁에 대해 보수·진보 막론하고 큰 가닥은 거의 일치하고 있다”며 “정개특위가 헌신적으로 성실하게 노력해 가면 좋은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

국회 정개특위 자문위원인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0년 전 우리 국민이 원한 민주주의가 대통령 직선제로 모였다면, 이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견해가 모두 평등하게 대표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은 무엇보다 ‘비례성 강화’다. 비례성 강화는 말 그대로 정당이 얻은 득표율과 실제 정당이 획득한 의석수 간 괴리가 커질 경우 민의가 제대로 반영된 의회가 꾸려질 수 없는 만큼 비례성이 최대한 보장되는 선거제도를 꾸려야 한다는 취지다. 비례성은 자연스레 대표성과도 연결된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인 만큼 비례성이 충실한 선거제도를 통해 당선된 국회의원이 대표성도 더 강화될 수 있는 셈이다.

2 지지율과 의석 간 괴리

현행 소선거구제에선 정당득표율과 국회 의석점유율 간 심각한 괴리가 발생한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25.54%의 정당득표율로 41%(123석)의 의석점유율을 차지했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정당득표율은 33.5%였는데 실제 의석점유율은 40.67%(122석)이었다. 정당득표율로만 보면 전체 300석 가운데 각각 76석, 100석을 얻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47석, 22석씩 더 많이 확보한 것이다. 반면 정의당은 정당득표율(7.23%) 대로라면 원내교섭단체까지 구성할 수 있는 21석을 얻어야 했지만, 실제 의석수는 6석(2.0%)에 불과했다. 국민의당도 정당득표율인 26.74%대로라면 80석을 확보해야 했지만, 실제 의석수는 38석이었다. 거대 정당은 과대대표되고 군소정당은 과소대표되는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3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많은 전문가가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꼽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특히 야3당은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우선 정당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의 의석수가 정해진다. 여기에 지역구 선거를 통해 확보한 의석을 제외한 나머지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배분한다. 예를 들어 총 의석수가 100석인 상황에서 A 정당이 30%의 정당득표율을 얻었다면 30석의 의석을 보장해 준다. 지역구 당선자가 1명이면 나머지 29명은 비례대표로 채워준다. 지역구 당선자가 30명이면 비례대표 의석은 한 석도 얻지 못하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2015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근간으로 하는 선거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단 의석수를 정하는 것을 전국 단위로 할지, 권역별로 할지는 정할 수 있다. 당시 선관위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서울, 영남, 호남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나누는 방안을 제안했다.

4 국회의원 수 증가 불가피

전문가들은 대체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필연적으로 의석수 증가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채 50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례대표 의석을 갖고는 정당득표율에 비례하는 의석 배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비례대표 의석 비율이 지역구의 절반 이상이 돼야 최소한의 비례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선관위는 지역구 의원은 200명, 비례대표는 100명으로 해 총 의석수는 300명을 유지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지만, 이는 현재 253석인 지역구 의석을 53석이나 줄여야 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많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의원정수를 늘려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개특위 자문위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소선거구제를 기본으로, 지역구 대표는 그대로 고정하고 비례대표를 확대해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는 게 좋다”면서 “현재 300명이라는 기준으로 볼 때 350∼360명 정도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떠나 우리나라의 의원정수 자체가 인구수 대비 적은 수준이기에 국회 기능 활성화를 위해서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 지난 2016년 4월 13일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하고 있다. 뉴시스

5 비례대표 수 늘리는 방안

현행 선거제도는 병립형으로 불린다. 연동형이 ‘정당의 총 의석수-지역구 의석수=비례대표 의석수’의 구조를 갖는 것과 달리 병립형은 각 정당이 얻은 지역구 의석수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합치면 그 정당의 전체 의석수가 확정된다. ‘지역구 의석수+비례대표 의석수=정당의 총 의석수’인 셈이다. 소선거구제로 253개 지역구에서 한 명씩 의원이 선출되고, 별도로 이뤄진 정당 투표를 통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에서는 전체 의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국민 지지를 얻기 힘든 만큼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는 주장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하지만 그간 정개특위 논의가 몇 개 선거구를 통폐합하는 것을 두고도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253개 지역구 중 수십 곳을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 절충형은

내심 민주당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이 ‘절충형’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대신 연동 비율은 100% 아래로 조정하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대략 전체 비례대표 의석 중 절반가량은 연동형으로, 나머지 절반가량은 현행처럼 병립형으로 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비례대표 의원은 여성이나 장애인, 청년 등 정치적 소수자의 의회 진출 통로로 쓰이거나, 전문직을 영입하는 경로로 활용돼 왔다”며 “비례성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비례대표 제도를 활용해 의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절충형에 대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의석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큰 민주당이 이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부작용도 있는 만큼 제도 도입을 위해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7 민주당의 입장

그간 정개특위 논의에 소극적이라 비판받았던 민주당은 29일을 기점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논의에 적극 임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문 대통령이 선거제 개편에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는 “어느 정도 손해를 보는 것은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야3당이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식을 도입할 수 있지만, 전면적으로 연동형으로 전환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 국회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는 “독일은 100% 정당명부제로 의원을 뽑다가 지역구를 거꾸로 도입한 나라이고, 우리는 지역구 선거 중심으로 하다가 비례대표를 늘려가는 단계”라며 “독일에 디자인이 좋은 옷이 있다고 사이즈 고려 없이 그 옷을 그대로 입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8 한국당의 입장

한국당은 영남과 수도권 지역구 상황이 다른 만큼 통일된 당론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한국당 지지율 정체가 다음 총선 때까지 이어진다면 현행 소선거구제에선 당선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차라리 한 지역구에서 여러 명의 의원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한다. 김성태 원내대표(서울 강서구을)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국민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 개편에 적극 나서겠다”고 하는 이유다. 반면 대구·경북(TK)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를 주장한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시 호남에서 한국당 의원이 뽑힐 가능성이 적지만, 영남에서 민주당 의원이 뽑힐 가능성은 높다는 것이다.

9 연동형 비례대표제 문제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대로 실시하려면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불가피하다. 현재 300명인 의원정수를 유지하면서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려면 지역구 의석수를 줄여야 하는데,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구 의석수를 그대로 두고 비례대표를 늘릴 수 있지만, 이 경우 국회에 대한 불신이 큰 국민의 반발이 터져 나올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 시 예상되는 다당제 구도에 대해서도 “현행 대통령제와 맞지 않다”는 학계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러 정당이 수시로 뭉치고 흩어질 수 있는 다당제는 현행 대통령제, 특히 우리나라처럼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정치환경에선 과도한 정치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례대표제가 계파 정치의 수단으로 활용돼 온 만큼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대한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0 역대 선거제도 변천사

1987년 민주화 이후의 국회의원 선거제는 ‘1선거구 1인 선출’의 소선거구제와 전국구 비례대표제를 결합시킨 병립형 선거제를 기본 골격으로 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중 지역구 의원 선출 방식은 기존 ‘1선거구 2인 선출’의 중선거구제 폐지 후 소선거구제로 바뀐 뒤 30년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비례대표 의석 배분방식은 수차례 바뀌었는데, 1992년 14대 총선에서 제1당 우선 배분 원칙을 폐지하고 순수하게 정당별 의석비율에 따라 배분하도록 변경했다. 2004년 17대 총선부터는 1인 2표제가 도입돼 간선제 비례대표제가 직선으로 변경됐다.

민병기·김윤희 기자 mingming@
e-mail 민병기 기자 / 정치부  민병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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