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공론조사위원회 결정 번복 죄송…영리병원 개원 인가는 불가피한 선택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되는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외국인 대상이라는 ‘조건부 허가’를 내준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가 공론화조사위원회의 결정을 번복하게 된 데 대해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5일 오후 2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영리병원 조건부 개설허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먼저 “제주도에서 숙의형 민주주의를 위해 도입된 공론화조사위의 중요한 의미에 비춰 첫 결정사항을 수용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제주도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공론화조사위 권고안에 따른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음을 강조하며 “녹지 측에 비영리병원으로 자체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여러 차례 권유도 했고 논의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수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다른 대안으로 제주도 또는 헬스케어타운의 원사업자인 제주 국제 자유도시개발센터(JDC) 또는 중앙정부나 국가기관이 인수해 비영리병원으로 운영하는 게 이론상 가능한 방안이었지만 인력과 장비가 모두 구비된 상태에서 이것을 인수해 전환할 때 비용이나 소요되는 여러 자원을 저희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료대상을 외국인으로 한정하고 내국인 진료를 금지해 국내 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했기 때문에, 실제 반대 측에 주장하듯 부조리한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며 “다시 한 번 공론화조사위 결정을 전면 반영한 최선책을 만들 수 없음에 따라 대안 부제로 인한 불가피한 차선의 선택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 지사는 “도지사로서 너무나 어려운 결정이었고, 도민들께는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외국인 전용으로 인가했으며 철저한 감독으로 공공의료 붕괴 시비는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