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훈련 유예 여부, 北비핵화 봐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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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이버 美국방부 차관보
내년 ‘재개’시사 對北압박
“주한미군 감축계획도 없어”

랜들 슈라이버(사진)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한·미 연합훈련 (유예 여부) 결론은 북한이 성실하게 비핵화 협상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이 진지하게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내년에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여겨져 미·북 관계 악화는 물론 한·미 관계에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또 슈라이버 차관보는 비핵화 협상에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13일 슈라이버 차관보는 일본 산케이(産經)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봄 한·미 연합훈련 유예 여부에 대한 질문에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고 추후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어 “(연합훈련) 부대 수준과 병력 규모 등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비핵화 협상 상황 평가에 대한 질문에 “우리(국방부)는 국무부의 외교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대북 제재 이행, 특히 선박 간 불법 환적 차단에 주력하면서 국방부 원래 임무에 집중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슈라이버 차관보는 비핵화 협상에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포함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인사 중 우리가 주한미군 감축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동맹국인 한국도 같은 생각이다”고 말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한·미 동맹이 즉각적인 위협에 대한 대응 이상의 목적이 있다고 말했으며, 감축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주한미군의 최우선 순위는 한국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과 영토, 주권을 보호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이고 (남북 간) 신뢰구축 조치가 일부 이뤄졌지만, 북한은 재래식 무기 역량을 축소하지는 않았다. 이는 여전히 중대한 위협이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지연을 이유로 미군 유해 송환 협상에도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AP통신은 13일 미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8월 55개 유해 상자가 미국에 송환된 뒤 미·북 간 유해 송환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정식 협상이 가까운 미래에 시작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북 2차 정상회담 이후인) 2019년 봄에 합동 조사와 발굴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