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인적쇄신 후폭풍>‘외압 막은’ 김병준 ‘셀프 청산’ 김용태… 兩金 역할 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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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병풍 돼주겠다” 격려
조강특위에 특정인 거론안해
김용태 “나를 먼저 쳐라”요청

21명의 현역 의원들을 당협위원장 탈락 명단에 포함시킨 자유한국당 인적 쇄신 막후에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용태(사진)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장이 뚝심을 발휘하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조강특위 외부위원들과 두 차례 식사하면서 “내가 병풍이 돼 주겠다”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말라”는 당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두 차례 사람을 보내 “외압이나 연고에 좌우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한 조강특위 위원은 “김 위원장이 시민의 입장에서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 특정인의 이름을 거론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비대위의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을 의결한 직후 “오늘 너무 가슴 아픈 결정을 했기 때문에 마음을 우선 추슬러야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아침까지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둔 채 홀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인적 쇄신 규모가 예상외로 컸던 것은 조강특위와 당내 이해관계를 철저히 분리했기 때문”이라며 “김 위원장이 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조강특위 위원장으로서 자신을 ‘셀프 청산’(문화일보 12월 14일자 9면 참조)한 김용태 의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김 의원은 조강특위 위원들에게 “내가 직을 유지하면서 동료들에게 칼을 댈 수 없다. 나를 먼저 쳐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전날 지인과 통화에서 “당의 험지인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세 번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지역구민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 ‘정을 떼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동료들을 그렇게 해 놓고 내가 어떻게…”라며 인터뷰 요청도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당분간 지지자들과 만나 조강특위 결정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