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비서실 내주 개편… “포용·혁신 인사 필요”

임종석 실장 후임 노영민 유력
정무·국민소통수석도 교체될듯
전문가 “강한 쇄신의지 담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말 집중적인 검토를 거쳐 다음 주중 임종석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실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비서실장으로는 노영민 주중국 대사가 유력한 상황이다. 비서실장 이외에 정무수석과 국민소통수석도 교체 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정책실은 당분간 인적 개편 없이 현행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국정 원로들과 정치권에서는 저성장과 민생 악화,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에서 새로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면 ‘포용적’이고 ‘혁신적’인 청와대 비서실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도 이번 청와대 비서실 개편이 단순히 근무기간을 감안한 임무 교대에 그쳐서는 안되며 폭넓고 다양한 출신의 인재 기용, 야당·국회와의 소통 능력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통령 측근이 비서실 요직을 차지하는 인선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다양성을 상실한 비서실 개편이 재연될 경우 현실과 동떨어진 이념 편향적 국정운영을 개선할 수 없고 결국 야당과 국회,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은 “이번 비서실 개편에서는 사람을 좀 넓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중반, 집권 3년 차를 맞아 국회 및 야당과의 협치를 강화하기 위해 고도의 소통 능력을 갖춘 참모진용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청와대 개편은 야당과의 협치를 이룰 수 있는 인사, 청와대 중심에서 내각 중심으로 이동하는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진영 논리에 빠진 사람들이 청와대를 장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최근 문 대통령을 만났을 때 ‘여론이 어떤 것을 원하면 그것이 좀 불합리하게 느껴지더라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 청와대 비서실 개편 방향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현재 거론되는 인물을 보면 지지층 입장에서는 환영할지 모르겠지만, 반대편에서 봤을 땐 썩 만족스럽지 않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국정 기저나 운용 방식이 함께 바뀌지 않는 한 단순한 인물 교체는 의미가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청와대 정무수석에는 강기정 전 의원, 국민소통수석에는 김의겸 현 대변인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김병채·민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