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타운’ 의혹 확산>자충수 된 손혜원의 SNS… 쏟아낸 글이 의혹제기 근거로

“남산박물관 목포 이전 고려”
“투기꾼 소리들으며 지켰다”
재단개입·땅투기 논란 불러

‘박지원 음모론’ 제기 사안도
목포시서 “아파트 개발 안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과거 페이스북 등에 남긴 글과 방송 등에서 쏟아낸 말이 오히려 자신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자기 확신이 너무 강한 나머지 선의만 강조하다 국회의원 신분을 망각해 빚어진 일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은 23일 ‘SNS 광’에 가까운 손 의원의 과거 페이스북에 이해충돌 회피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할 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2018년 3월 17일 페이스북에 “(서울) 남산에 있는 박물관을 매각하고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을 목포 옛 정미소 건물로 옮겨볼까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며 “재단을 책임지고 있는 남편은 절대 반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위해 살겠다”고 썼다. 이해관계가 얽힌 겸직을 금지한 국회법을 위반하고 재단 운영에 개입했다는 논란에 충분히 휘말릴 수 있는 대목이다. 손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2016년 나전칠기박물관을 운영하는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 명의를 남편인 정건해 씨에게 넘긴 바 있다.

손 의원은 2017년 9월 8일에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목포 구도심을 지키라고 촉구하면서 “아무 관계없는 마포 국회의원이 주말마다 내려가서 땅 투기꾼 소리를 들으며 목포에서 지키려 하는 게 과연 무엇인지 혹시 궁금하신 적은 없는지요”라고도 썼다. 그해 3월부터 목포 부동산을 매입하기 시작했던 손 의원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땅 투기 의혹을 받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손 의원은 2017년 9월 9일에는 “(목포 온금동을) 관광객이 줄 서서 밀려다니는 곳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며 “지역을 지켜오신 분들이 그때까지 모두 주인으로 남아 계셔야 한다. 절대 집 팔지 마시고 꼭 지키고 계셔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 손 의원은 법제도 개선이 아니라 지역 활성화를 명목으로 직접 지역 주민들로부터 부동산을 대량 매입하며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행보를 보였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손 의원이 개인 일을 내려놓든지, 공적 직위를 내려놓든지 둘 중 하나만 해야 했다”며 “당연히 이해충돌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이 목포 서산·온금지구 재개발 ‘배후세력’으로 박지원 의원을 지목했지만, 이 지역 아파트 개발은 결국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목포시는 서산·온금지구 재개발과 관련, “재개발조합과 조선내화㈜ 양측의 상생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김종식 목포시장은 고층아파트 건립 방식의 재개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층아파트가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해발 228m)의 조망권을 해쳐 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조선내화 측은 서산·온금지구에 있는 옛 공장터 2만6296㎡ 가운데 7603㎡에 대해 2017년 12월 근대산업유산 국가 등록문화재 지정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8월 나머지 면적(1만8693㎡)에 대해 추가로 문화재등록을 신청했으나, 시는 이를 문화재청에 넘기지 않고 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목포 = 정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