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아침도 총알배송… 물류 경쟁력 연휴때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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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세트의 물류 규모
작년보다 두자릿수 성장
차례상도 온라인 장보기
당일배송·새벽배송 전쟁

마켓컬리, 설 상품 3배 증가
위메프, 사흘이내 반품 처리
롯데, 물류사 3곳으로 확대
현대, 물류센터 10% 증원

삼성물산 패션부문 SSF샵에서 조카의 설 선물용으로 구매한 제품이 29일 오후 8~10시 배송될 것이라는 안내문자가 6시간 앞선 오후 2시에 도착했다. CJ대한통운의 실시간 배송정보 링크를 클릭하자 반경 150m 내에 택배 차량이 위치해 있었고, 남은 배송 건수는 265건이었다. 평소라면 비슷한 위치에서 2시간가량이 소요됐지만, 명절 특수 기간이라 배송량이 많아 시간이 2배 이상으로 소요된 것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를 전후해 설 선물세트 등 유통 물류 규모는 지난해 설보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정사업본부에는 이번 설 기간 택배 우편물이 전년 설 대비 18%가량 증가한 약 1900만 개가 접수됐다. 이 때문에 오는 2월 8일까지 3400여 명의 인력과 3800여 대의 차량을 추가 투입한다. CJ대한통운도 올해 설 물동량이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설 명절 물류 증가는 최근 유통업계가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 물류 경쟁을 강화하면서 배송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온라인 쇼핑이 일상 소비 행태로 자리 잡으면서 설 전후에도 온라인 장보기 등을 이용하는 이들이 줄지 않고 있다. 이같이 이번 설 연휴 전후의 배송이 각 유통사의 물류 경쟁력을 비교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유통업계가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한편,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등의 서비스도 연휴에 그대로 이어나가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쿠팡은 지난주 하루 170만 개의 로켓배송 상품을 출고하며 일간 배송량 역대 최대 기록을 냈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기간 150만 개에서 13%가량 성장한 수치다. 쿠팡은 설연휴 전후 수요가 몰리는 로켓배송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필요한 추가 인력은 일반인이 개인 승용차로 배송할 수 있는 ‘쿠팡 플렉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마트 마켓컬리의 경우 이번 설 프로모션(2~14일) 매출이 전년 대비 3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이번 설에도 2월 4일까지 주문 바로 다음 날 새벽에 배송하는 새벽배송을 진행한다. 위메프는 설 기간 반품 택배가 통상 3~7일이 소요됐던 것을 1~4일로 개선하는 ‘홈픽’ 택배·반품 서비스를 2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백화점업계의 프리미엄 설 선물세트도 수요가 늘어 배송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 21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지난 28일까지 기준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특히 홍삼 등 건강 관련 품목이 17.9% 성장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11일부터 28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설 연휴 배송을 위해 물류사를 1곳에서 3곳으로 늘리고 아르바이트생 6200여 명을 채용했다. 현대백화점은 설 기간 동안 물류센터 3700여 명 등 지난해보다 10% 늘린 총 5000여 명 규모의 아르바이트 사원을 채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규 온라인 업체와 기존 오프라인 중심 업체들이 설 연휴 전후로 배송 전쟁이라 불릴 만큼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는 물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소비자 편의가 증가하지만, 한편에서는 물류과잉으로 인한 사고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