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특정후보 위주로 全大 치러져… 대선주자는 당권 잡아선 안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안상수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 운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김호웅 기자

안상수 한국당대표 후보 인터뷰

활성화된 TV토론 줄이고
체육관 선거 늘리겠다니…
黨, 10년전으로 돌아간 듯
후보간 ‘룰미팅’조차 안해

지금은 ‘관리형 대표’ 필요
전대일정 연기하는 게 맞아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도전한 안상수 의원은 7일 “이번 전대가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다”며 “당이 10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대표 경선을 하면서 후보들 간 ‘룰 미팅’도 하지 않은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라며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지지율 낮은 후보들의 투정 정도로 인식하는 데 대해 대단히 불쾌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안 후보와의 일문일답.

―이번 전대 초반 분위기를 평가한다면.

“당이 다시 1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민주적이지 않다. ‘게임의 룰’을 정할 때 후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룰 미팅’조차 없었다. 후보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관행이나 정당정치사에 비춰 적합한 룰을 정하자는 것이다. TV토론이 활성화된 지 20년이 흘렀는데 그 비중을 오히려 줄이고 체육관 선거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런 갈등이 통합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보나.

“전대 룰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선거 후에도 앙금이 남을 수밖에 없다. 특정 계기가 생기면 곳곳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올 텐데 이는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북 정상회담과 전대 일정이 겹치기 때문에 전대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저를 비롯한 대부분 후보가 전대를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라는 점, 전대를 통한 컨벤션 효과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후보 중 일부는 일정 연기가 안 되면 전대에 불참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이미 일부 후보를 중심으로 ‘대세론’이 일고 있다.

“이른바 대선주자들인데, 대선주자가 당권까지 잡게 되면 공천 갈등이 심해지고 최악의 경우 분당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리더십에 결함을 드러내게 되면 한국당은 대선주자라는 당의 자산마저 잃게 된다. 지금은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차질 없이 치를 수 있는 관리형 대표가 필요하다.”

―후보 단일화에 동참할 계획은.

“전대 일정 연기를 포함한 여러 상황을 감안해 결정하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데.

“탄핵 당시는 정치권이 정상적이지 않은 ‘비상 상황’이었기 때문에 지금 와서 찬반 논쟁을 벌이는 것은 의미 없다. 우리가 다음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고 정권 재창출에 성공해야 박 전 대통령도 명예회복을 하지 않겠는가.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에 집중해야 할 때다.”

―2020년 총선 공천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나.

“당대표와 그 주변 인사들이 특정 후보를 하향식으로 소위 ‘내리꽂는’ 공천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 공천의 70~80%는 사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은 시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런 상향식 공천이 정치 신인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당대표에 당선되면) 국민 공모를 통해 45세 이하 청년 후보들을 충분히 선발하고, 공천 전 4개월간 선거운동을 하도록 하겠다. 그 성과에 따라 등수를 매겨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