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분배악화’ 개선됐을까‘…소주성 성적표’에 관심 집중

- 21일 ‘4분기 가계동향’ 발표

정부 보조금 크게 늘었지만
1~3분기 이어 분배 악화땐
변명할 여지 없는 정책실패

통계청이 오는 21일 내놓을 예정인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가 관심을 끌고 있다. 소득 분배가 개선됐을지, 저(低)소득층 소득이 늘었을지가 핵심이다. 최저임금 급등의 영향을 받은 지난해 1~3분기에는 소득 분배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했고, 저소득층의 소득도 급감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최저임금이 16.4%나 오른 지난해 1~3분기 저소득층 소득은 한 번도 예외 없이 전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2분기, 3분기에 소득 하위 20%(1분위, 전국 가구)의 소득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0%, 7.6%, 7.0% 줄었다. 소득 하위 20~40%(2분위)의 소득도 각각 4.0%, 2.1%, 0.5%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가계 소득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저소득층의 ‘공적 이전소득(정부 보조금)’이 얼마나 늘었을지다. 정부가 지난해 9월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월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현행 2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올렸기 때문에 특히 노인층으로 구성된 저소득 가구는 기초연금 5만 원 인상의 혜택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9월부터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일률적으로 아동수당 10만 원을 지급했기 때문에 아동이 있는 저소득 가계의 소득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경제계에서는 “공적 이전소득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해마다 ‘국민 세금’으로 보조금을 늘려줄 수는 없으므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정부가 돈을 주는 공적 이전소득이 늘면서 저소득층의 소득이 1~3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일자리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소득이 전년 동기보다 늘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저소득 가계의 소득은 줄고 고소득 가계의 소득은 늘면서 지난해 1~3분기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소득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 개선됐을지도 주목된다. 세종 관가(官街)에서는 “지난해 4분기 가계소득 지표마저 최악으로 나올 경우,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은 더 변명할 여지조차 없이 궁색한 처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