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릭!>중국인 ‘상아 여왕’ 철창행… 탄자니아서 860개 밀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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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 출신으로 현지서 사업
법원,징역15년·재산압류 선고

상아 국제 밀거래에서 악명을 떨쳐 ‘상아 여왕(Ivory Queen)’으로 불린 중국인 여성이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19일 CNN, BBC 등에 따르면 탄자니아의 경제 중심도시 다르에스살람의 현지 법원은 이날 645만 달러(약 72억4657만 원)어치에 달하는 상아 860여 개를 불법으로 거래한 양펀란(69·사진 가운데)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하고 재산을 압류할 것을 명령했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탄자니아에서 아프리카코끼리 400여 마리의 상아를 중국 등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탄자니아 전역에서 상아를 모아 양 씨에게 전달한 탄자니아 현지인 남성 등 2명도 이날 각각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검찰이 양 씨 등의 혐의를 의심할 여지 없이 입증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양 씨 등은 항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양 씨는 중국 및 탄자니아 고위층과 쌓은 인맥을 이용해 국제거래가 금지된 상아를 해외로 불법 밀반출해오다 1년 넘는 추적 끝에 2015년 체포돼 조사를 받아왔다. 1975년 다르에스살람과 잠비아를 잇는 철도 건설을 맡은 중국기업의 통역사로 처음 탄자니아에 발을 디딘 양 씨는 이후 현지에 정착해 각종 사업을 벌였다. 체포 당시에도 다르에스살람에서 중국 식당과 투자회사 등을 운영 중이었고 탄자니아 중국·아프리카기업협회 부대표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현지 관리들은 그가 운영한 식당 등은 실제로는 상아 밀거래를 감추기 위한 위장용이었다는 입장이다.

국제동물보호단체들은 탄자니아 사법당국이 이번 판결을 통해 상아 불법거래에 대한 단속 의지를 보여줬다고 환영했다. 멸종 위험이 있는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한 워싱턴조약에 따라 1990년부터 상아 국제거래가 전면 금지됐지만 중국 등에서는 보석, 장신구 등으로 여전히 인기가 높아 불법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아프리카코끼리 숫자는 약 41만5000마리로 지난 10여 년간 20%가량 감소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