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생계급여도 못 받는 저소득층에 月 50여만원씩 6개월 준다

경사노위‘한국형 실업부조’ 합의
중위소득 50%이하 저소득층에
구직급여 지원… 사각지대 해소

전직 자영업자, 장기 경력단절자 등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6개월간 최저생계보장 수준의 정액 급여를 지급하는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이 추진된다.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처한 저소득 구직자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주겠다는 취지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는 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경사노위에서 제15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실업부조는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실업급여를 못 받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 지원 대상도 아니어서 고용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에게 현금을 지급해 구직을 돕는 제도다. 장지연 개선위원장은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도 고용보험을 통해 기본 생계를 해결하면서, 충분한 고용서비스를 통해 다시 일터로 복귀할 수 있는 사회로 가기 위한 노사정의 의지를 한데 모았다”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나이·소득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고 적극적 구직활동을 이행하는 저소득층 구직자는 모두 실업부조 지원 대상이 되도록 법제화가 추진된다. 지원 대상은 기준중위 소득 50% 이하 저소득층으로, 제도 도입 후 운영 성과를 평가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 금액은 최저생계를 보장하는 수준의 정액 급여로, 수급 기간은 6개월이 원칙이다. 2019년 1인 가구 기준 기준 중위소득 50%는 월 85만3504원이다. 생계급여의 선정기준 및 최저보장수준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르면 1인 가구 기준 월 51만2102원이다. 기준은 매년 유동적인데 이를 적용하면 월 85만3504원 이하인 저소득층 근로자는 6개월간 월 51만2102원을 지원받게 된다.

향후 투입될 예산 추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지적된다. 당초 정부 초안에선 지원 대상이 기준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층이었다가 이번에 범위가 축소된 점도 문제다. 장 위원장은 이에 대해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전하게 제도를 시작해보자는 취지”라며 “노사와 정부 간에 머리를 맞대 방향성과 정신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지원 대상 확대 및 예산 추계는 앞으로 차근차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별도로 실업급여 수급액 현실화 및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제도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모성보호 급여사업에 일반회계 지원을 확대하고, 현행 고용보험 제도를 소득 기준으로 개편하는 작업도 착수한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건강보험제도개선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