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한도 초과한 국세감면… 기업은 철저히 소외

올 조세지출 계획 분석 결과
근로 장려금 등 5.7%P 늘어
R&D·고용지원 부문은 감소

정부가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19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국세 감면이 근로자 지원 분야에서는 급증한 반면 기업의 연구·개발(R&D)과 투자촉진·고용지원 분야에서는 급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정부가 정책에서 기업을 소외시키는 상황에서 R&D와 투자 확대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올해 국세 감면 분야별 현황을 보면, 근로장려금(EITC)을 포함한 근로자 지원에 들어가는 돈은 모두 20조 원으로 전체의 42.2%에 달했다. 이 비중이 지난해(36.5%)보다 5.7%포인트나 상승했다. 중소기업 지원 비중은 지난해와 올해 6.5%로 같았다.

반면 농림어업 지원 비중은 지난해 12.9%에서 12.0%로 하락했다. 특히 R&D 비중은 지난해 6.9%에서 올해 5.9%로 떨어졌고, 투자촉진·고용지원 비중도 같은 기간 5.0%에서 3.0%로 낮아졌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일반 R&D 국세 감면은 줄었지만, 신성장 R&D 국세 감면은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의 R&D와 투자촉진·고용지원을 위한 국세 감면 비중이 줄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올해 국세 감면을 수혜자별로 분석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개인이 받는 국세 감면 혜택은 지난해 29조1000억 원(비중 69.5%)에서 올해 34조7000억 원(〃73.2%)으로 급증했다. 반면 기업이 받는 혜택은 12조3000억 원(〃 25.9%)으로 지난해 12조4000억 원(〃 29.6%)보다 절대액 자체가 줄었다.

정부는 “기업에 대한 국세 감면액 중에서 63.4%가 중소·중견기업에 돌아간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중소기업의 국세 감면 혜택은 지난해 7조3000억 원에서 7조7000억 원으로 4000억 원 느는 데 그쳤고, 중견기업의 혜택은 지난해 6000억 원에서 올해 5000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재계에서 “문재인 정부의 기업 경시(輕視)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