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첫발도 못 떼고 ‘4·27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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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판문점선언 1돌

北 ‘적대행위 중지’ 조항 악용
연일 한미연합훈련 원색 비난
비핵화 말만 하고 核개발 정황

연락사무소 사실상 개점휴업
작년10월 이후 고위급회담 ‘0’
文-金 핫라인 한번도 안 울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서명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이 오는 27일 1주년이 되지만 남북 정상이 합의한 ‘핫라인’은 한 번도 울리지 않았고, ‘한반도 비핵화’는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채택한 판문점선언은 크게 △남북관계 개선 및 발전 △한반도 긴장 완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3가지 큰 틀에서 13개 항의 세부내용을 담고 있다. 13개 항목 중 ‘이행’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 등 중지’ 단 1개뿐이다. 그나마 이 항목도 남측의 인권단체들이 지난 14일 대북 전단 살포를 재개하면서 일부 이행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12개 항목은 이행이 무산되거나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남북 정상은 1항에서 천명한 ‘민족자주’ 원칙 하에 종래의 남북 합의나 선언의 철저 이행을 위한 남북 고위급 회담 등 각 분야의 대화·협상 개최를 공약했지만, 고위급 회담은 지난해 10월 마지막으로 열린 이후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주 1회 개최하기로 한 소장회의가 제대로 개최되지 않는 등 ‘개점휴업’이다. 지난해 8·15 광복절 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한 차례 열렸지만, 이후 북한은 남측의 화상 상봉 장비 수령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작업은 지난해 현장 공동조사와 착공식만 했을 뿐 진전이 없다.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들은 북측의 남측 압박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 선언의 ‘남북 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 조항은 북측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판하는 빌미가 되고 있는 것. 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 조성도 기약이 없는 상태고, ‘비무장 및 남북 간 자유왕래’가 추진되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관광은 지난해 10월부터 중단됐다.

마지막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부분의 △불가침 합의 재확인 △단계적 군축 △연내 종전선언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등 4개 항은 오히려 역행 중이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는 데다, 한국군도 지난 3월 인도받은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을 추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종전선언도 지난해 6월과 올해 2월 미·북 정상회담에서 모두 불발됐으며,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만 내놓으면서 협상이 교착 국면이다. 지난해 4월 정상회담 직전 개통됐던 남북 정상 간 핫라인도 이후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박준희·김영주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