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官錄>추가 재정확대? 성장률 전망치 하향?… 갈림길의 기재부

추경 제출 불구 국회에 발묶여
통과돼도 성장률 2.6% 미지수
전망치 하향 러시속 대책 없어
부동산 등 경기 부양여부 주목

‘추가 재정확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29일 경제 부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로 나오면서 기획재정부가 추가 재정 확대정책을 내놓을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지 갈림길에 섰다. 기재부는 공개적으로는 “성장률 목표 수정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세종 관가에서는 “결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추가 재정확대 정책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가 지난 25일 국회에 제출한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를 두고 여야 정치권이 혈투를 벌이면서 단시일 내에 국회 통과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1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해도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일 수 있으리라고 믿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정부도 1차 추경이 5월에 국회를 통과해도 정부 전망치(2.6~2.7%) 하단인 2.6% 달성조차 어렵다고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2일 1차 추경 브리핑 당시 “추경만으로 2.6% 성장이 달성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차 추경이 정부의 계획대로 5월에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2.6% 성장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얘기다.

해외투자은행(IB)과 국내 경제예측기관들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인하 경쟁도 본격화했다. 조만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2.2~2.3% 안팎으로 떨어지고, 상당수 경제예측기관이 1%대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재부가 이미 국회에 제출한 1차 추경을 수정하든지, 2차 추경이나 재정 보강책(추경을 편성하지 않고 기금 등의 여유 자금을 활용하는 것)을 내놓을 것인지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가 재정확대 정책을 내놓지 않으려면,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하향 조정한 뒤 “낮아진 성장률을 감내하자”고 국민을 설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과거 정부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예외 없이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일이 반복될지 지켜볼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가 재정확대 정책을 내놓을 필요는 있는데, 이미 1차 추경을 발표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