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장욱환 마하21㈜ 회장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근 한 카페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에서 20년 동안 사용해 온 드라이버를 꺼내고 있다.
장욱환 마하21㈜ 회장
골프붐 일던 日서 유학중 입문
‘시작 6개월 중요’ 선배 조언에
맹훈 끝 2년 만에 베스트 78타
과한 연습에 몸 밸런스 무너져
이젠 힘보다는 노련미로 즐겨
日골프여행 멤버십 사업도
예약·통역 등 원스톱 서비스
“요즘 골퍼 양보다 질 따지죠”
장욱환(67) 마하21㈜ 회장의 골프사랑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때 골프가 자신의 몸을 망가트렸지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첫사랑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근 한 카페에서 장 회장을 만났다. 장 회장은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였다. 골프 부상 이후 꾸준한 몸 관리를 해온 덕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의 회사는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에 있다. 장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주력이 무역업”이라면서 “골프 관련 비즈니스를 부업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 회장은 30년 이상 무역업에 종사해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74학번)를 졸업한 장 회장은 대기업에 입사해 무역 분야 업무를 맡으면서 일본과의 무역이 필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본어를 배우기로 마음먹고 사표를 던졌다. 일본의 사립명문 게이오기주쿠대(慶應義塾大學·게이오대)에서 유학했고, 1985년 귀국 후 무역회사를 차렸다. 처음엔 일본 회사의 지사장도 겸하며 국내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관련 중계무역을 했다. 요즘엔 국내 골퍼를 상대로 멤버십을 판매하는 ㈜와싱턴 골프그룹 코리아도 운영하고 있고, 국내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면진(免振) 장치를 국내외에 판매 중이다. 면진 장치란 기업 등에서 보호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데이터센터가 리히터 규모 8.3의 강진에, 빌딩이 무너져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고도의 안전장치를 말한다. 일종의 비행기 블랙박스를 감싸는 보호장치 개념이다. 장 회장의 제품은 캐비닛에 특허받은 기술로 만든 롤러를 깔아 놓은 형태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졌다. 고대 유물이나 문화재 보관소, 항공 데이터센터 등이 주요 고객이다.
장 회장은 1980년대 중반 일본 유학 시절 골프를 배웠다. 무역회사를 차린 뒤 일본을 오갈 때 골프를 자주 쳤다. 당시 일본 환율이 3대1이었고 일본은 경제 호황기에 골프붐이 일던 시기였다. 그가 공항에 도착하면 일본 파트너가 곧바로 골프장으로 데려갔을 정도. 일본에서 골프를 배웠지만, 형편상 골프를 멀리하다 사업 시작 후 본격적으로 골프를 즐겼다. 골프는 처음 6개월 동안 집중해 배워야만 오래간다는 선배의 얘기를 듣고 몇 시간씩 손이 곱아 쉽게 펴지지 않을 만큼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렇게 2년 만에 처음 70대 스코어를 작성했다. 일본에서 온 사업 파트너와 함께 용인의 한 골프장에서 78타를 쳤다. 모든 운동을 좋아했던 장 회장은 골프 기량 역시 금세 늘었다.
그러나 더는 베스트 스코어를 만들지는 못했다. 몸에서 일찌감치 이상 신호가 왔다. 골프를 하다 보니 한쪽 방향 운동이어서 몸의 불균형을 초래해 밸런스가 무너져 있었던 것. 무역을 많이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골프를 할 때도 잦았다. 의사의 권유로 몇 년 골프를 끊기도 했다. 이 사이 몸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승마와 탱고까지 배웠다. 요즘에는 예전과는 달리 힘 대신 노련미로 골프를 치는 편. 장 회장은 “상대를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동반자와 ‘저녁 내기’를 제안하는 정도로 자신감이 떨어졌다”면서 “지갑을 열어 밥을 사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16년 전 일본어 통역이 장 회장의 골프 비즈니스 계기가 됐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선배로부터 일본에 함께 가 골프를 치고, 일본어 통역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일본에 갔다. 골프를 즐기기만 했던 장 회장은 일본 현지 골프장 오너 제안을 받았고, 고심 끝에 수락했다. 일본 내 골프장 7개를 운영하는 일본 와싱턴 골프그룹과 손잡고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한국 골퍼를 상대로 멤버십 판매에 나선 것. 이곳은 일본 북단의 홋카이도(北海道)에서부터 남단의 규슈(九州)까지 전국에 7개 골프장을 직영하고 직영 골프장마다 2∼3개의 제휴골프장을 두고 있다. 멤버십 하나로 모두 22개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 일본 본사에서 보증하기에 기업 신뢰도가 높고 가격 대비 혜택이 많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고객이 많아졌다. ‘프라이빗 멤버십’답게 평생 이용할 수 있고, 양도 양수도 가능해 주말을 이용해 월 2∼3회씩 일본으로 가 국내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기는 회원도 많다. 장 회장은 한국에서 모집한 회원이 원하면, 예약부터 24시간 통역서비스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여느 골프 여행 상품과는 달라 항공과 숙박은 회원이 각자 예약해야 하지만, 저렴한 그린피(5만∼7만 원)를 내면 회원 대우를 받을 수 있다. 특히 2인 플레이가 가능하고, 한국인들이 거의 없어 쾌적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게 장점. 장 회장은 “한국 골퍼들도 이젠 몇 홀을 더 치는 양적인 부분보다 여유를 갖고 골프를 즐기는 질적인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라며 “그런 것들을 채워줄 수 있는 상품”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멤버십 카드 하나로 한·중·일 3개국 골프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해 주로 중국 골프 관광객을 한국 골프장에 유치할 계획이다.
장 회장은 요즘에도 허리가 좋지 않다. 장 회장은 “골프를 끊을 수는 없을 것 같아 앞으로 척추를 강화하고 근육량을 늘려 제대로 된 골프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골프는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게 첫 번째 장점이라고 꼽았다. 우선 도심을 떠나서 필드를 갔을 때 경계심도 늦춘다는 것. 골프로 인한 운동량은 큰 도움은 안 되지만 잔디밭을 걷다 보면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너그러워지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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