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
수십년 내전으로 26만명 사망
경제성장 통한 정치안정 이뤄
쿠바, 정치 안정에도 경제위기
중남미 국가들 대다수가 잦은 정치권력 교체에 따른 정정(政情) 불안과 포퓰리즘 정책 부작용 등에 따른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유이(唯二)하게 예외인 국가가 ‘우파의 보루’ 콜롬비아와 ‘혁명의 나라’ 쿠바다. 두 나라가 중남미에서 보기 드물게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공통적이다. 좀 더 들어가면 차이점이 크다. 정반대 정치체제를 택한 탓이다. 콜롬비아가 친시장 정책으로 경제 성장을 이어가는 데 비해, 쿠바의 경제 상황은 악화 일로다.
9일 콜롬비아중앙은행,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3.1~3.2%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기록한 2.5%보다 0.6~0.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안정적인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당선된 이반 두케(42) 대통령의 감세를 중심으로 한 친시장 정책이 꼽힌다. 법인세 감면과 적극적 투자 유치 노력으로 외국인투자가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2016년 부가가치세 개혁으로 침체했던 민간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2000년대 초만 해도 콜롬비아는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내전 등으로 26만 명이 사망하고 690만 명이 고국을 등지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당시 콜롬비아인들이 가장 많이 건너간 국가가 이웃 국가이자 석유 부국인 베네수엘라였다. 2002년 당시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됐다. 이후 마누엘 산토스, 이반 두케 등 우파 성향의 정권은 무상복지 등 포퓰리즘 정책을 거부하고 친시장 정책을 고수했다. 대다수 중남미 국가들이 경제난을 겪는 상황에서도 탄탄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유가 하락 등이 겹친 2011년 이후 콜롬비아 경제는 한 차례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남미에서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됐다.
쿠바 역시 1959년 공산혁명 이후 공산당 1당 통치체제를 이어오며 정치적 안정은 유지되지만 현 경제 상황은 콜롬비아와 정반대다.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채택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제재 강화로 타격이 크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였던 베네수엘라의 원유 지원 감축까지 겹치면서 최근에는 전력난과 빵·닭고기·달걀 등의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인쇄 용지가 모자란 탓에 국영 신문사가 발행 지면을 줄이기도 했다.
현재 쿠바는 의료 및 교육 인력을 해외에 파견하거나 관광업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이은 다음 표적으로 쿠바 제재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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