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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05월 20일(月)
中웨이상까지 북적…‘동대문 패러다임’ 바꾼 1인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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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밤 서울 중구 동대문 도매시장의 한 도매상가 앞에 지방으로 보내질 상품들이 쌓여있다. 유현진 기자
상가 안에서 위챗 라이브 방송
직접 옷 입어보고 주문 받기도
해외 구매 · 물류업체들도 포진

패션클러스터 하루매출 500억
글로벌 소싱 인프라 ‘자리매김’


“시원한 리넨 소재 치마에 바이올렛 색상의 여름 니트가 잘 어울립니다. 한국에서는 이번 시즌 리넨 소재가 인기예요.”

지난 17일 오후 11시 30분 서울 중구 동대문 도매시장 에이피엠럭스 상가에서는 웨이신, 위챗 등 중국 SNS를 통해 개인간거래(C2C)를 하는 1인 마켓 ‘웨이상(微商)’들이 중국 현지에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여러 옷을 입어보고 주문을 받는 온라인 라이브 방송에 한창이었다. 최근 동대문 도매시장은 국내 1인 마켓 방식과 비슷한 방식의 웨이상이 급증했다. 평화시장, 디오트, 에이피엠 등 주요 도매상가 앞에는 중국인 고객을 위한 국제물류업체들이 포진해 있었다.

인근에 생산공장을 확보해 생산부터 도매, 소매, 자체제작까지 가능한 동대문 패션 클러스터는 하루 평균 매출 5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1인 마켓과 글로벌 소싱의 대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1인 마켓도 재고 부담 없이 동대문 도매 업체의 신제품을 주문받아 판매하는 ‘사입(仕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입 삼촌’이라 불리는 구매·배송 대행업자들 중 해외 물량만 전담하는 이들도 생겼다. 중국 외에도 일본, 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동대문을 찾는데 미리 주문받은 제품 포장에 적어놓은 지역명을 보면 해외 물량이 절반 이상인 업체가 많았다.

도매 전문 상가들이 영업을 시작하는 밤 12시가 넘어가자 대부분 상가는 미리 주문받은 제품들을 바닥에 쭉 깔아놓아 걸어 다니기가 힘들 정도였다. 인기 있는 제품들은 밤 12시 30분 이전에 주문이 마감되기도 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 전체 규모는 지난 2016년 43조 원대에서 지난해 42조 원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1년에 수십만 종의 신제품이 출시되는 동대문 도매 인프라를 기반으로 1인 마켓 규모는 연간 20조 원까지 성장했다. 수많은 신규 창업자들이 동대문으로 몰려든다. 이날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에서 운영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동대문 시장 조사를 나온 김의영(30) 씨는 “스마트미러를 활용한 패션 플랫폼을 준비 중인데 패션 사업을 하기 위해선 동대문 시스템을 아는 게 필수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글로벌을 잡지 못한 패션 업체들은 화장품 등 신사업을 확대하며 어렵게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원의 매출액(연결기준)은 2016년 6401억 원에서 지난해 6215억 원으로 감소했다. 패션그룹 형지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4800억 원으로 전년(5042억 원) 대비 감소했고, 28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오다노도 같은 기간 매출이 2147억 원에서 2056억 원으로 줄었다.

다만 동대문 역시 최근 광저우(廣州)에 동대문 방식을 도입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광저우 패션 클러스터가 생겨 온라인 패션 도매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경쟁력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전중열 한성대 패션비즈니스 겸임교수는 “온라인 쇼핑 창업의 성공률은 3% 정도로 치열한 시장인데,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도 경쟁”이라면서 “중국 시장이 발전하고 글로벌 SPA 브랜드도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동대문의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유현진·임대환 기자 cworange@munhwa.com
e-mail 유현진 기자 / 경제산업부  유현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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