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불확실성 상시화”…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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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황 변화에 대응할 것”
‘검토 안한다’던 입장서 변화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향후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관련,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를 통해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운용 전략을 수립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곧바로 금융시장에선 미·중 무역전쟁 흐름 및 국내 경제 상황 악화 정도에 따라 즉각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와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이 총재는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5월 31일) 등 금리 인하에 선을 긋는 입장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에는 “상황 변화에 적절한 대응” “시나리오별 전략” “적기 대응” 등 변화를 유추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뀌었다.

실제 이 총재는 이날 기념사에서 이전에 비해 우려 섞인 표현을 대거 사용했다. 이 총재는 “최근 대내외 경제환경을 보면 높은 불확실성이 상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 소위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성장 동력 발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활성화, 노동시장 유연·안정성 제고, 규제 합리화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다면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절박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경제 상황에 대해선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고 우려했다. 또한,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세계 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