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해외 입양 44년 만에 친모 서안식(69·왼쪽) 씨를 만난 메이린 씨가 12일 전북경찰청에서 두 손을 뜨겁게 잡고 있다. 박팔령 기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북지방경찰청에서 12일 입양된 지 44년 만에 친모를 만나는 메이린(46·미국 시애틀·오른쪽) 씨와 친모 서안식 씨가 뜨거운 포옹을 하고 있다. 박팔령 기자
해외 입양으로 생이별을 한 두 모녀가 44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12일 미국 시애틀 거주 메이린 리터(47·한국명 조미선) 씨와 1975년 헤어진 어머니 서안식(69·경기 성남) 씨가 전북경찰청 입구에서 뜨겁게 포옹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전북 경찰청 장기 실종자 가족 찾아주기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고사리손을 놓아야 했던 스물다섯 엄마, 미국으로 입양된 세 살짜리 젖먹이 딸,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 44년 만에 만나는 두 모녀의 가슴은 뜨거웠다.
입양 당시 경제적 문제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언니 조화선(당시 5세·소재 불명)과 함께 영아원에 맡겨졌던 메이린은 홀로 미국으로 입양된 후 40여 년간 가족들의 생사를 모른 채 살아왔다.
메이린은 지난 2004년 8월 헤어진 한국 가족을 찾기 위해 한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영아원 기록에 나타난 유일한 단서였던 부친과 고모 등 친가 쪽 혈육들이 모두 사망했다는 사실만 확인했다. 다른 가족을 만날 수 없어 체념한 상태였던 메이린에게 15년 만인 지난 4월 눈을 번쩍 뜨게 하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의 엄마’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유전자 검사까지 마쳐 두 모녀의 가족관계도 증명됐다.
이들의 상봉 이면에 한국 경찰의 실종자 가족 찾아주기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다. 경찰의 끈질긴 SNS 검색이 주효했다.
전북지방경찰청 실종 전담팀은 ‘메이린’이라는 미국 여성이 한 차례 한국 가족을 찾아 고국을 방문했던 사실만 확인한 채 주소나 연락처, 신원 조회 등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페이스북을 통해 동명이인들에게 일일이 메시지를 띄우는 방법을 동원해 그녀를 찾아낸 것이다.
메이린은 한국 경찰의 도움에 감사를 표시하며 헤어진 언니 조화선 씨도 이번 기회에 함께 만날 수 있도록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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