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45만원… 점점 비싸지는 공연가격

해외 스타들 내한 개런티 상승
장비까지 공수 티켓 계속 올라

희소성·물가반영가격 주장 속
‘비싸야 잘팔려’ 장삿속 지적도

해외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 티켓 가격이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내한 공연의 희소성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견과 함께 “비싸야 더 잘 팔린다”는 식의 소위 ‘귀족 마케팅’이 가져온 폐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는 12월 8일 결성 43년 만에 처음 한국을 찾는 록밴드 U2의 스탠딩 레드존 티켓 장당 가격은 45만4000원. 두 명이 이 좌석에서 공연을 보고 식사까지 한다면 하룻밤에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물론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벌이는 U2답게 장당 30만 원을 보컬 보노가 설립한 자선단체 ‘프로덕트(레드)’에 기부한다. 하지만 VIP 지정석의 장당 가격도 33만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공연 업계 전체에선 지난해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의 내한 공연 티켓이 장당 55만 원으로 책정돼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이외에도 오페라 ‘투란도트’(50만 원)와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45만 원)의 높은 티켓 가격이 화제를 모았다.

티켓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내한 스타의 개런티 상승에 기인한다. 국내 몇몇 업체가 유명 스타를 유치하기 위해 무리하게 그들의 몸값을 끌어올렸다는 지적도 있다. 내한 스타들이 남다른 무대를 꾸미기 위해 무대 장비를 한국으로 공수해오는 과정에서 비용이 상승하기도 한다. 자신들의 공연에 최적화된 장비만 쓰는 U2가 12월 공연을 위해 한국으로 가져오는 장비만 보잉747 화물기 4대 분량이다.

문화의 가치를 ‘가격’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희소성이 있는 공연은, 그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기꺼이 비싼 티켓 값을 지불하려 한다는 논리다. 또 고가 티켓은 기업 후원이나 단체 구매를 통해 팔리는 경우도 많고, 일반 관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만 원 중반대 티켓 역시 판매되기 때문이다. U2의 공연을 주최하는 김형일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대표는 “U2의 일본 공연 레드존 티켓 가격은 장당 6만 엔(약 65만 원) 정도다. 각 나라의 물가를 고려해서 기부 금액을 포함한 금액을 책정한다”며 “기부 티켓을 제외하면 U2의 티켓 가격은 콜드플레이 때와 비슷하고 폴 매카트니보다 낮다”고 말했다.

내한 스타들의 티켓 가격에 대한 평가는 공연 전이 아니라 공연 후에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수와 관객이 만나는 이벤트를 포함한 티켓을 장당 65만 원에 판매했던 아리아나 그란데의 경우, 무성의한 공연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와 주최 측이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반면 콜드플레이나 폴 매카트니의 경우, 공연 후에는 비싼 티켓에도 불구하고 찬사가 이어졌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