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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06월 19일(水)
정부 “여름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한전, 또 거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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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이사회서 채택여부 결정
통과땐 부담액 3000억 육박
“이번엔 부결될수도” 목소리도


정부가 사실상의 전기요금 인하 내용을 담은 누진제 개편안을 채택함에 따라 한국전력공사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1일 열리는 한전 정기 이사회에서 비상임이사들은 정부의 개편안을 놓고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의 요구를 거부한 적이 없는 한전 이사회가 경영부담을 알면서도 또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19일 김태유(서울대 공대 명예교수) 한전 이사회 의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누진제 개편안에 대한 이사회의 의결과 관련해 “(사안이 중대해) 이사회 개최 전 비상임이사들 간의 비공식적 회의를 가진 뒤 안건에 대해 의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누진제 전기요금 태스크포스(TF)가 제시한 3가지 개편안 중 ‘7·8월 한시적 누진제 완화’ 내용을 최종안으로 채택했다. 이 안은 최대 1629만 가구(폭염시)에 대해 전기요금 인하 효과가 있으며, 이로 인한 한전의 부담은 2847억 원에 달한다. 정부가 채택한 내용에 따라 한전은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해 이사회에 상정하고,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인가신청을 하게 된다.

이미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새로운 주택용 전기요금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사회로 하여금 안건을 무조건 통과시키라는 ‘무언의 압박’을 한 셈이다. 현 정부 출범 후 기업 이사회가 경영감시 기능을 상실하고 거수기로 전락했다며 이사회의 독립적 결정을 강조해온 것과는 모순이다.

김 의장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안건이 아직 올라오지 않아 현 시점에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경영진은 경영진 나름대로, 비상임이사들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한전은 올해 1분기 63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거둔 데다, 화재로 인해 가동 중단한 ESS 업체에 대한 특례(보상)적용 비용도 떠안아야 할 처지다. 또 짐작조차 어려운 강릉 화재사고 관련 비용도 한전의 재무건전성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회가 3000억 원가량의 부담을 매년 고정비용으로 떠안게 되는 안건을 선뜻 통과시키긴 어렵다. 이사회가 정부안을 통과시킬 경우 ‘배임’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전 내부에서도 “이번 이사회는 과거와 다를 수도 있다”며 내심 부결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단체들조차 이번 누진제 완화안이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전환정책과 충돌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mail 박정민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박정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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