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선 ‘대기 귀순’>北어선 GPS플로터, 은폐의혹 풀 ‘스모킹 건’ 될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北어선 정박한 곳” 나경원(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김성찬(왼쪽) 의원 등 한국당 ‘북한 선박 입항 은폐조작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과 북한 어선 ‘대기 귀순’ 사건이 벌어진 강원 삼척항을 방문, 방파제 정박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조사팀, 디지털포렌식 분석 중
北어선 이동경로 항적 나오면
표류여부·엔진가동 밝혀질 듯

이은재 의원 “당초 4명 귀순뜻
합조팀 신문 후 2명 송환 정황”

‘북한 어선 대기 귀순’ 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와 국방부의 은폐·축소 의혹을 규명할 열쇠로 어선에 탑재된 ‘중국판 GPS 플로터(plotter)’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PS 플로터는 간이전자해도(ECS) 위에 GPS의 실시간 위치확인 기능을 접목한 위치확인 장치로 어선과 같은 소형선들이 먼바다로 항해할 때 사용한다. 북한 어선 합동심문조사팀(합조팀)이 GPS 플로터의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목선 이동경로인 항적(航跡)을 분석 중이어서 이번 사건의 ‘스모킹 건(smoking gun·결정적 단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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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선의 중국제 ‘GPS 플로터’는 중국 정부가 베이더우 시스템 안착을 위해 중국 내 어선 등에 베이더우 단말기를 장착하도록 의무화하면서 북한 어선에도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김성만 전 해군작전사령관은 “GPS 플로터를 분석하면 북한 어선의 표류 여부와 엔진을 언제 켜고 껐는지 등 시간대별 항적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국방위원회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GPS 플로터는 용량에 따라 항적 기록량이 다르지만 항적은 나타난다”며 “울릉도 인근에서 엔진 고장으로 표류했다는 군 당국 발표가 사실인지를 밝혀줄 열쇠”라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 어선이 머무른 12∼14일 울릉도 인근은 남에서 북으로 거센 해류가 흐른 것으로 확인돼 엔진 고장으로 표류했다면 설사 닻을 내린다 해도 북한 쪽으로 흘러갔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신 대표는 “애초 귀순 목적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을 경우 GPS를 이용해 최단 루트인 연안의 강원 고성, 삼척 쪽으로 내려오는 게 나은데, 기름·식량·식수가 부족한 판에 굳이 망망대해인 울릉도를 거쳐 600∼700㎞를 항해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GPS 항적이 의문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24일 “합조팀 조사 기록에 따르면 북한 선원 4명이 애초 모두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 조사위에서 북한 귀환 조치 유도신문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강원도 합동조사팀 조사에서 조사관들이 ‘당신들은 ‘단순표류’로 남쪽에 와서 큰 죄도 아닌 것으로 보이고, 오전(15일)에는 북으로 가고 싶다고 송환 의사 확인서를 작성했는데 지금 와서 왜 번복하냐’고 북한 선원들을 추궁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