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선 ‘대기 귀순’>안보실 조사하는 靑… 野 “꼬리 자르기”

靑관계자 “자체조사 진행중”
野선 “면죄부 셀프조사 우려”
軍일각도 靑책임전가에 불만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가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 중이지만, 청와대의 축소·은폐 개입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야권에서는 청와대가 셀프 조사를 통해 몸통은 그대로 두고 실무진 등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고 있고, 군에선 청와대가 책임 떠넘기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관련 사실이 국민에게 알려지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은 부분에 대해 청와대 자체적으로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조사 주체는 정확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제기되는 은폐·축소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공보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하고 있고 그 대상에 국가안보실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야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스스로 뭘 잘못했는지 조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결국 은폐·축소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면죄부 셀프 조사가 되든지, 일부 실무진에게 책임을 묻는 꼬리 자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북한 어선 발견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상황에 대한 보고를 관계부처로부터 받고 국방부 등의 대국민 브리핑 과정에도 사전 조율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은폐·축소 의혹이 불거진 계기가 된 17일 국방부 브리핑 직후 이를 바로잡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자 여러분께서 전적으로 절 한 번 믿어 주셔야 된다”며 은폐·축소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만 했다. 군 일각에서 청와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는 것도 변수다. 국방부 브리핑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하거나 내용에 대해 충분히 공유했음에도 은폐·축소의 책임을 군에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