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KDDX기술 유출 사실왜곡” 한화오션 고소

HD현대중공업이 지난 2013년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기밀 유출 사건 관련, 최근 비방성 기자회견을 연 경쟁사 한화오션을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한화오션이 해당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측 임원 개입설’을 주장했는데, 허위 사실이란 것이다. 업계에선 국내 조선 3사 중 군함 건조 능력을 갖춘 회사가 두 곳밖에 없는 만큼 올 하반기 진행될 입찰 등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경찰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일 이 같은 고소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3년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한 것이 적발돼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판결을 받았다. 지난 2월 방위사업청은 이와 관련해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행정지도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러자 한화오션은 3월 방사청의 결정을 반박하는 기자설명회를 열어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의 증거라며 일부 수사 기록을 공개하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한화오션에서 공개한 수사 기록에선 수사관이 HD현대중공업 직원에게 “피의자를 포함한 5명 직원이 불법으로 촬영·탐지·수집한 군사비밀을 열람했다는 사실을 위에 보고했고, 이를 피의자와 부서장, 중역이 결재했다. 맞느냐”고 묻고, 이 직원은 “예”라고 답한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 측은 ‘악의적 짜깁기’라는 주장이다. 실제 문서에는 수사관이 “당시 문서 결재자들이 어떻게 되느냐”고 질문하고, 이 직원은 “과장인 저와 부서장인 부장, 중역인 수석부장이 결재했다”고 답변한 내용이 담겼다. 또 사건 당시 HD현대중공업에는 최상위 직원 직급으로 ‘수석부장’이 존재했지만, 한화오션은 이 직급을 임원으로 둔갑시켜 방위사업청의 입찰 참가 제한 대상처럼 회견했다는 주장이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