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법이민자 대대적 단속 돌입… 野지자체장 “협조 못해”

추방명령 받은 2000여명 대상
대규모 체포 징후는 아직 없어
LA “교회들이 피난처 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애틀랜타 등 미국 9개 대도시에서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작전을 시작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에릭 가세티 LA시장 등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이번 단속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연방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추방명령을 받은 이민자 약 2000명이 1차 단속대상으로 알려진 가운데 아직 대규모 체포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14일 AP통신, CNN,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주도하는 불법이민자 단속작전이 13일 밤부터 뉴욕, LA, 시카고, 애틀랜타, 볼티모어, 덴버, 휴스턴, 마이애미,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내 주요 9개 도시에서 시작됐다. 열대성 폭풍 ‘배리’가 강타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단속 대상 도시에서 일단 제외됐다.

맷 앨번스 ICE 국장대행은 “수천 명을 겨냥한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작전전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도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앨번스 대행은 “단속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이민판사에 의해 퇴거명령이 내려진 특정인에 대한 집행작전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단속은 연방법원에서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109만여 명 가운데 약 2000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당국이 이번 단속작전에 며칠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단속 시작 후 하루가 지난 시점까지 체포된 불법이민자는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디 엡스타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이민담당 부국장은 “현재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대대적 단속이 있었다는 전갈은 받지 못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멜리사 추아 뉴욕법률구조그룹 부국장도 뉴욕에서 대규모 단속이 이뤄졌다는 소식은 없었다고 전했다.

미국 내 민주당과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LA에서는 10여 개 교회가 이민자들을 위한 피난처가 되겠다고 밝혔다. 시카고에서는 시의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체포를 감시할 자전거순찰대를 결성했다.

이에 대해 마크 모건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대행은 “일부 도시에서 저항하면서 (법 집행에) 협조하지 않는 건 매우 부도덕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마르셀로 에브라드르 멕시코 외교장관은 14일 미국에서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멕시코인 1807명이 향후 며칠 내에 본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