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北 도발 3시간만에… 韓 “단거리 미사일”

美와 일치…‘탄도’판단안내려
5월 발표 미뤘던 것과는 차이
日은 “北 탄도미사일”로 규정

국방부가 25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2발에 대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미국 측 발표와 일치하는 것으로, 한·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탄도미사일’이라는 판단은 내리지 않았다. 향후 북한과의 협상 여지를 열어둔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본은 곧바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 북한 도발을 ‘재무장론’ 등 국내 정치에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보고 있다”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히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지 불과 3시간여 만에 분석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지난 5월 북한이 2차례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선 “분석 중”이라며 공식 발표를 차일피일 미룬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미국 정부도 이날 단거리 미사일로 규정했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한 문화일보 질의에 “우리는 북한에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고, ABC 방송은 “미국 정부 관리는 북한의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한·미의 신속한 발표에는 향후 북핵 협상에 대비,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이 되는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에는 선을 그으면서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경우 미국 영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단거리 미사일인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제원 등에 대한 분석 결과를 의도적으로 축소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한국은 직접적인 공격 범위에 포함되는 만큼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고 정확한 분석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편 일본 정부는 북한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확인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전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도 이날 북한에 의한 2발의 비상체(발사체) 발사를 확인했으며, 일본 정부 관계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휴양 차 찾은 야마나시(山梨)현 후지카와구치코마치(富士河口湖町)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가 일본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는 아니다”라면서 “앞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워싱턴 = 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