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데 안하는 것과 할 수 없어 못하는 건 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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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 체육 통합교육 개선’ 토론회 연 김소영 서울시의원

“체육활동하고 싶은 장애학생
도구변형만으로 스포츠 가능
그 여건 못 만들어줘 속상해

교사 등 장애학생 인식 바꿔야”

“내가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과 할 수 없어서 못 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체육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장애 학생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23일 김소영(바른미래당·사진) 서울시의원은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애인 스포츠는 대부분 약간의 도구 변형 등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장애 학생들에게 그 여건을 못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모든 학생이 모든 과목을 다 좋아할 수 없는 것처럼 모두가 체육을 하고 싶진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체육을 하고 싶은 누군가가 환경 때문에 할 수 없게 된다면 속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가대표 체조선수였던 김 의원은 지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이단평행봉 연습을 하던 중 목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금메달 유망주에서 전신마비 장애인이 됐다. 현재는 서울시의회에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권리를 향상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의원은 “처음 사고를 겪었을 때는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하는 고민을 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장애인으로 살아야 한다면 장애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제가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됐고, 힘들 때 저를 잡아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날 서울시의회 제2 대회의실에서 ‘초중고 장애 학생 체육 통합교육 활성화 및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 의원은 “다쳐서 병원에 있을 때 휠체어를 탄 어느 오빠가 저를 볼링장에 데려갔다. 장애인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려는 의도는 좋았는데 저는 치지 못했고 다녀와서 엉엉 울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토론회에는 소아암으로 휠체어를 타는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학부모도 패널로 참석해 학교 체육에서 장애 학생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널로 참석한 홍윤희 씨는 “이겨야 한다는 수월성 논리가 아이들 체육에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라며 “특수교사는 물론 비특수교사, 담임, 교장, 교감까지 장애 학생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